소위 대박 났다고 말할 수 있는 히트 상품과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철저하게 상업적일 것. 상업적인 것은 저속하다는 비아냥거림도 있다. 그러나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면, 적어도 그 상품 그 영화는 '고객'과 '관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고민했고 답을 찾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삼성전자에서 출시하는 슈퍼뮤직폰 SCH-B570은 그런 고민과 나름대로 내린 해답이 녹아있는 제품이다. 아직까지는 흥행 성공, 대박 행진을 열어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휴대폰 시장에 등장한 이 괴물 같은 휴대폰에 대한 업계와 고객들의 목소리는 극과 극으로 꽤나 분명할 듯하다.

SCH-B570은 여러 가지 면에서 기존의 휴대폰들과 태어난 배경, 가고자 하는 길이 다르다. 무려 8GB에 이르는 저장 용량부터가 모든 사람들의 기대치를 압도한다. 적어도 MP3 플레이어와 MP3폰을 놓고 저울질하는 고객들 앞에서 감질 나는 메모리 용량 때문에 간택에서 외면당할 일은 없을 듯 하다.

저장 매체는 하드디스크를 사용한다.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한 보급형 MP3 플레이어가 대부분 1GB 정도의 메모리 용량을 가진 것과 비교하면 약 8배 용량이 많다. 단순히 저장용량만 비교하면 4GB 용량을 가진 애플의 아이팟 나노 보다 2배, 6GB의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레인콤의 E10 보다는 1.3배가 넉넉하다.

실제 저장 용량을 기준으로 하면 4MB 용량의 오디오 파일을 기준으로 최대 1,600곡. 400MB에 달하는 PMP용 영화 16편. 300KB 크기의 사진 약 2만장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휴대용 오디오 플레이어나 PMP라면 그리 많은 것도 아니지만 휴대폰의 세계에서는 파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용량이다.

8GB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저장매체로 활용하는 삼성전자의 SCH-B570. MP3 파일을 최대 1,600곡, 400MB 분량의 PMP 파일은 약 16개 정도를 저장할 수 있다.

가상 5.1채널 사운드 효과를 지원해 듣는 즐거움을 한층 업그레이드 한 것도 눈길이 가는 부분이다. 저음과 가상 스피커의 위치 조절이 가능한 5.1 채널 사운드 효과는 휴대폰으로 작은 홈 시어터와 같은 듣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해준다. 3D 입체 음향, 잔향 효과 등이 포함된 이퀄라이저 기능도 지원한다.

PMP와 위성DMB 기능을 탑재해 보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PMP 기능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는 SK텔레콤에서 제공하는 씨즐을 통해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위성DMB에는 방송 시작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청예약과 DMB 방송 프로그램을 모닝콜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DMB 방송을 시청하면서 하나의 화면으로 2개의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PIP(picture in picture) 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돋보인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서로 다른 방송 채널을 1:1, 1:4, 1:9 등의 화면 비율로 나누어 동시에 볼 수 있다. 다만 화면이 작다는 불편함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가상 5,1채널 사운드 효과, DMB 모드에서의 PIP 지원, 골프 기능, 심리 테스트, 한자 학습 등 독특하고 다양한 부가 기능들도 제공한다. 크기는 112×48×19.9mm, 무게는 130g으로 두껍고 무거운 것이 흠이다.

독특한 부가 기능을 제법 다양하게 탑재하고 있는 것도 SCH-B570의 차별화 포인트다. 먼저 허공에 숫자를 쓰면 저장된 단축번호를 호출해 전화를 걸어주거나,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동작인식 기능을 모닝콜에 접목한 동작인식 스누즈 기능이 제공된다. 이를 활용하면 알람이 울릴 때 휴대폰을 흔들어 주는 것으로 스누즈 기능을 동작시킬 수 있다.

전국 주요 골프장에 대한 정보와 코스 공략, 골프장 주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골프 관련 기능도 탑재했다. 또한 GPS를 이용한 비거리와 홀컵까지의 거리 측정도 가능하다. 게다가 골프장에서의 개인 기록까지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골프 마니아들에게 매력적이다.

아울러 IQ나 EQ 등을 문제 풀이를 통해 알아볼 수 있는 심리테스트, 생활과 건강 체크 등의 기능도 제공한다. 최근 출시되는 애니콜 시리즈라면 기본적으로 내장되는 영어 사전에 사자성어 검색, 한자 퀴즈와 단어장 등을 이용해 한자 학습을 할 수 있는 한자 기능도 추가로 제공한다.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위해 필요한 이미지 센서는 200만 화소급의 CMOS 센서가 탑재됐다. 전체적인 사양과 비교하면 디지털 카메라 성능이 다소 부족한 듯 보이지만 기본적인 디지털 카메라 기능은 최근에 출시되는 애니콜 시리즈와 차이가 없다.

디지털 카메라 기능은 200만 화소급의 이미지 센서를 통해 제공된다. 디스플레이는 26만 2,000 컬러를 지원하는 1.98인치(240×320) 크기의 컬러 TFT 액정을 내장했다. 색상은 노블 블랙 한 가지만 출시될 예정이다.

SCH-B570은 휴대폰을 이동전화가 아닌 휴대용 멀티미디어 단말기로 활용하고자하는 고객들이 유혹의 대상이다. 그만큼 마니아 성격이 강한 휴대폰이다. 은근히 기술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고객들의 평가도 호평 아니면 악평으로 분명하게 나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어쩌면 놀랄만한 저장용량과 화려한 기능에 대한 호평이 우세할지 모른다. 그러나 슬림에 익숙해진 고객들에게 다소 부담스러운 두께, 우려되는 배터리 사용시간, 80만원대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에 대한 악평의 목소리가 더 클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SCH-B570의 등장은 휴대폰의 진화 방향을 결정짓는 하나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