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은 가라" 뮤지컬-연극 19禁 공연 붐

by 인선호 posted Aug 0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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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로 소극장에 미성년자 관람불가를 외치는 작품이 잇따르고 있다.

뒷골목에서 은밀하게 성행하던 ‘미란다’류의 외설 연극이 아니다.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연극인들이 주류 연극무대에서 위풍당당 ‘19세 관람가’를 외치는 이들 작품은 별다른 노출 장면 없는 성인극이라는 게 공통점.

하지만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대사와 자극적인 소재 때문에 자발적으로 성인극 등급을 달았다. 학생 관객을 과감히 포기하고, 20∼40대 관객층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한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성인 뮤지컬 ‘라 롱드’=‘명성황후’의 에이콤이 내놓은 신작 뮤지컬. 10∼20대를 겨냥한 로맨틱 뮤지컬이 대부분인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드물게 30∼40대 성인 관객을 타깃으로 삼았다. 섹스를 중심에 놓고 발칙한 성적 대사들이 난무하는 성인용 뮤지컬이다.의학박사이자 작가인 아서 슈니츨러의 원작 소설을 모태로 한 작품. 1921년 오스트리아에서 연극으로 공연됐을 때 외설혐의로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을 만큼 섹스를 주제로 노골적이고 원색적인 대사를 주고받는다. 이후 1998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연출가 샘 멘더스 연출에 니콜 키드먼 출연으로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같은 내용을 막스 오퓔스 감독이 영화화한 ‘◇윤무’가 올해 초 소개되기도 했다.

뮤지컬 ‘라 롱드’에서 노출 장면은 고작 2분 정도다. 어린 여성 모델의 뒷모습 나신을 보여주는 게 전부다. 쾌락을 추구하면서도 염세주의적인 남녀 주인공의 짝짓기가 중첩되는 독특한 구조의 이야기다. 창녀, 군인, 백작, 하녀, 젊은 부인과 남편, 화가, 어린 모델, 여배우 등 다양한 계층의 남녀 10명이 물고 물리며 벌이는 거침없는 짝짓기를 행한다. 상대에 따라 규범과 일탈, 섹스와 우정 사이에서 양면성을 드러내는 이들의 애정 행각은 대사와 노래로 전달된다.

윤호진씨가 제작을 맡고 박혜선이 연출해 9월 9일 웅진씽크빅아트홀에 올린다. 서지영, 진수현, 임철형 등이 출연한다. (02)576-6606

◆연극 ‘하이라이프’=근래 보기 드물게 남성 연극을 표방하며 19세 이상 관람가로 제한했다. 약물 중독자 이야기, 공연시간 내내 쏟아지는 거침없는 욕설, 마약 투여와 환각상태 장면, 삶을 대하는 비뚤어지고 이단적인 시선 때문에 청소년 관람을 제한했다. 캐나다 출신의 작가 리 맥두걸의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초연이다. 배우 겸 연출가로 활약 중인 박광정과 민복기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아트’의 유연수, ‘시골선비 조남명’의 조영진, ‘한여름밤의 꿈’의 정해균, ‘이’의 이남희 등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연극판의 개성파 연기자 4인이 보여줄 모르핀 중독 연기가 관전 포인트다. 밑바닥 하류인생들이 은행털이 한◇ 탕을 통해 더 나은 삶(하이라이프)을 꿈꾼다는 이야기다. 공연은 11일부터 대학로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02)762-0810

◆연극 ‘클로저’=11일부터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앙코르 무대를 갖는 ‘클로저’는 줄리아 로버츠 나탈리 포트먼 주연의 동명 영화로 먼저 알려졌던 작품. 사진작가 태희와 세상에 절망하고 상처받은 스트리퍼 지현, 좌절한 예술가인 부고담당 기자 대현, 바람둥이 피부과 의사 운학의 4각 관계 사랑을 통해 관계와 소통에 대해 질문하는 연극이다.

지난 봄 무대에서 사진작가 역을 맡았던 탤런트 김지호가 개막 초반 일주일 간 다시 출연한다. 18세 이상 관람가, 번안·연출 민복기. (02)764-8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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