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교포출신 구씨.."멋진 차 만들겠다”

by 인선호 posted Jul 2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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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독일, 영국 등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은 뒤 기회가 주어지면 귀국해 세계 자동차시장을 석권할 그런 멋있는 자동차를 디자인할 것입니다.”산업자원부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디자이너를 육성하기 위해 20일 선정한 ‘차세대 다자인 리더 10명’ 가운데 한 명으로 뽑힌 구민철(33·사진)씨는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구씨는 지난 2001년 홍익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현재 프랑스의 푸조 디자인센터에서 ‘카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세계적인 유명 자동차회사인 푸조의 15명 디자이너 가운데 최초의 동양인 디자이너이자, 유학파가 아닌 순수 ‘한국인 디자이너’라는 점에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학 한번 하지 않은 구씨가 이처럼 자동차와 디자인의 본고장인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능력뿐 아니라 열정과 창의력, 도전정신 때문이었다. 교수나 국내업계 관계자 그 누구의 추천이나 소개를 받지도 않고 홀로 길을 개척한 것이다.

그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의 유수 자동차회사에 자신을 소개하는 편지를 직접 써 우편으로 보내고 국제전화를 통해 담당자에게 일일이 결과를 물어보는 등 ‘비약’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창시절부터 책상 앞에 붙여 놓고 공부했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명언을 생각하며 자신감과 용기를 갖고 도전하니까 길이 열리더군요.”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를 따라 이민간 브라질에서 낯선 외제차들을 보며 자동차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멋진 차를 만들겠다”고 꿈꾸던 그는 마침내 그 꿈을 실현하고 있다.

구씨의 작품에도 이런 성향이 잠재돼 있어 공격적이고 과감한 다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푸조에 입사한 뒤 2004년 9월 파리 모터쇼에 출품된 컨셉트카 907의 외형 디자인, 907 후속모델 외형 디자인, 407 변형모델 내부 디자인, 407 후속모델인 408 외형 디자인 등의 작업에 참여해 회사로부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는 첫발을 제대로 디뎠지만, 경쟁이 치열한 세계 속에서 실력있는 자동차 디자이너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나만의 고독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씨는 “최근 국내외의 기업이나 정부가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본질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디자인은 외형적인 아름다움만큼 그 이면에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혁신성 및 장인정신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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