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거리에 등장한 ‘누드 붉은 악마’가 한국 대표팀의 2006 독일월드컵 스위스전 패배에 따른 붉은 악마들의 허탈함을 잠시 잊게 했다.
16강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던 스위스전이 끝난 뒤인 24일 오전 6시께 서울 압구정동 씨네씨티 극장 옆길에는 오심으로 얼룩진 패배에 대해 마음 깊이 상처를 받은 붉은 악마들이 실내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잠시 후 술렁이기 시작하더니 무리 전체가 한 사람을 따라 움직였다. 이들을 동요시킨 것이 바로 ‘누드 붉은 악마’였다. ‘누드 붉은 악마’는 핑크색 축구공 모양의 바디페인팅으로 양쪽 가슴을 덮은 채 상체를 완전 노출하고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했다. 더구나 그녀가 입은 검은색 바지는 힙 부분만 투명 비밀로 훤히 비치게 특수 제작된 것이었다.
일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준비된 설정이라며 눈길을 찌푸렸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녀를 휴대폰 카메라에 담기 위해 한동안 쫓아다녔다. 현장에 있던 임모(29, 회사원)씨는 “패배에 대한 아픔을 잠시나마 잊게 만든 깜짝 쇼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