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스위스의 격전이 벌어졌던 2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하노버 월드컵경기장 부근의 워털루 광장. FIFA(국제축구연맹)와 독일월드컵 조직위원회의 관리 하에 열린 하노버 `길거리 응원전(Fan Fest Hanover)`은 이날 독일 공중파로 중계됐던 프랑스-토고전이 아닌 한국-스위스전을 선택했다.
희소성 때문인지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약 2만여명의 팬들이 몰릴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다수의 스위스팬들이 몰렸다. 반면 스위스 응원단에 비해 소수인 한국 응원단은 대형TV가 설치된 전방 중앙에 자리를 잡고 꽹가리, 징, 장구 등의 응원도구를 활용해 극대의 효과를 이끌어냈다.
후반 32분 스위스의 간판 공격수 알렉산더 프라이의 추가골로 응원단의 희비가 교차했던 순간. 얼마 지나지 않아 스위스 응원단에서 날라온 것으로 추정되는 날카로운 플라스틱 컵이 한국 소녀의 얼굴을 강타했고, 그 녀는 곧 보안요원들의 경호 속에 광장 구석으로 이동해 긴급치료를 받았다. 볼이 약 3cm 정도 찢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의 동료들은 미겔이라는 26세의 스위스 청년을 가해자로 지목했다.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독일에 왔다는 이들은 "폭행 전부터 한국 응원단을 살살 약올리며 도발했다"고 밝혔고, 분명히 "그가 플라스틱 컵을 던지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겔은 "나 역시 피해자"라며 "옆에서 던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한국 응원단 일행은 일단 미겔을 폭행 가해자로 고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