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포동 2호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이 17일 중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정부 소식통이 말해 대포동 2호 발사가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은 외교-군사적 강력 대응을 의미하는 '자위조치'를 경고하는가 하면, 미사일 발사계획 취소 및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등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한 막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발사 준비 상당히 진전...곧바로 발사 가능 상황"
17일 일본 <지지(時事)통신>은 여러 일본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 대포동2호의 발사실험을 17일중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한 정보 당국자는 "북한이 미사일에 액체연료를 주입했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나 미사일이 발사대에 세워진 사실은 확인됐다"며 “주말에 미사일 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일본 정부 관계자는 “상황이 급박하다"며 "(미사일 발사)준비는 상당히 진전됐다. 지금 곧바로 발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의 <교도(共同)통신>은 16일 "이틀 전(14일)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기지인 함경북도 무수단리에 미사일 로켓부분이 추가로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AP통신>도 한 미국정부 관리의 말을 빌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를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 같다(may be imminent)"고 보도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도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이르면 이번 주말께 미사일 발사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무부.백악관, "북한 미사일 발사시 자위조치" 경고
북한의 대포동 2호 카운트다운에 미국은 국무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이 나서서 즉각적인 발사계획 취소를 압박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 "우리는 그 상황을 모니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적 수단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의 대포동 2호 발사가 임박했음을 밝혔다.
매코맥 대변인은 "우리는 물론, 모든 잠재적인 활동들을 추적하고,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필요한 예비적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며 "미국과 우방들은 외교수단을 통해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도발적인 행동으로, 그들을 세계로부터 더욱 고립시킬 것임을 북한에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매코맥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도발적인 행위"라고 비난하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미 백악관의 프레드 존스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이날 “"정보사항에 대해서는 논의나 추정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이미 표명된 바 있다”며 “북한은 지난 1999년 이래 지켜온 미사일 실험유예를 준수해야 하며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에 복귀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힐러리 상원의원, "부시대통령, 고위급 특사 임명해야"
반면에 부시정부내 강경파와 북한 강경파간 대립을 우려해온 미국의 의회는 부시대통령의 대북정책 실패를 비판하며 새로운 대북정책의 수립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과 칼 레빈 미시간주 상원의원은 부시 정부가 북핵과 미사일 발사위협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고위급 대통령 특사를 임명할 것을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클린터 의원 등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이 미 본토를 강타할 수 있는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 의원은 "우리는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북한과 협상하지 않을 수 없는 `악몽의 시나리오'에 근접하고 있다"며 “고위급 특사를 임명해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일원화되고 조율된 대통령 전략'의 마련을 주도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고위급 특사가 이같은 대북전략을 이행하고 북한의 활동에 대해 의회와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보고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일 , 경계수위 대폭 강화
대포동 2호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일본정부는 이지스함과 전자전 장비를 총동원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감시하고 경계수위를 대폭 높였다. <지지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임박에 관한 정보에 대해 미군과 일본 육해공 3자위대가 경계감시태세를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미군의 경우 북한이 대포동 2호 꺼내든 직후인 지난 5월말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움직임을 탐지하기 위해 전자정찰기 ‘RC135S'(코브라볼, Cobra Ball)의 감시비행의 강도를 높여왔다. 미군은 최첨단 탐지 장비를 장착, 미사일 발사를 탐지해 궤적을 쫓는 ‘RC135S'을 5월말부터 오키나와(沖繩) 현의 카데나(嘉手納) 기지에 파견, 북한의 미사일 동향에 대한 감시비행을 시켜왔고, 최근 그 빈도수를 대폭 높였다.
일본은 해상 자위대의 사세보(佐世保)기지에 있는 이지스함 ‘쵸오카이’를 파견했고, 항공자위대의 전자측정기 ‘YS11E'도 동해 측에서 활동을 전개하면서 정보수집에 나서는 등 5월말부터 사상 처음으로 육.해.공 3자위대의 통합 정보수집 시스템을 운영하며 경계를 대폭 강화해왔다. 특히 일본 방위청은 마사키 하지메(先崎一) 통합막료장 및 육해공 자위대의 막료장을 포함한 지휘부가 통합막료감시본부에서 대기태세를 취하고 있으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서도 각 성의 청으로부터 정보수집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