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같은 노트북, 델 XPS M2010

by 허승현 posted Jun 0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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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 달린 모습을 언뜻 보면 세련된 서류 가방 같고,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노트북을 닮았다. 하지만 크기를 보면 노트북치고는 너무 크고, PC라고 하기에는 날씬하고 작다. 머릿속에 '노트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보면 다소 황당하고, 'PC'라는 말을 연상하고 조목조목 살펴보면 제법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볼 수도 있을 듯 하다.

델(www.dell.com)의 XPS M2010을 보노라면 그렇게 두 가지 생각이 엇갈린다. 보는 사람, 사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적어도 XPS M2010을 만들고 팔고 있는 델에서는 노트북으로 분류하고 있다. 제품 사진만 본다면 누구라도 노트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물건'의 크기나 무게를 보면 결코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다.

XPS M2010의 무게는 약 8.2kg, 크기는 469.9×403.9×73.7mm. 노트북이라고 부르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억지다. 생긴 것이 노트북 같고, 데스크톱 PC에는 없는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다고 해서 노트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노트북 반열에 오르려면 휴대(portable)가 가능해야 한다. 이동(movable)시키는 것이 데스크톱 PC 보다 수월하다고 해서 노트북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부분의 노트북이 조금이라도 무게를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 경쟁을 하고 있는 마당에 XPS M2010은 왜 거꾸로 가는 길을 선택했을까? 바로 멀티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에 강한 노트북을 컨셉(Concept)으로 잡은 까닭이다. 그래서 XPS M2010은 일반적인 노트북과는 달리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는 성능과 기능으로 겉과 속을 채웠다.

우선 디스플레이부터가 여느 노트북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최대 해상도 1680×1050 화소를 지원하는 20.1인치 와이드 액정은 영화 감상이나 TV를 볼 때 그만이다. 그래픽 칩셋은 ATI 모빌리티 레이디언 X1800을 탑재했다. 그야말로 재미있는 시간을 PC와 함께 보내려고 할 때 아쉬울 것이 없는 수준이다. 물론 업무용으로 활용할 때도 널찍한 액정이 주는 편리함도 빼 놓을 수도 없다.

보는 것뿐이 아니다. XPS M2010은 8개의 스피커와 서브우퍼를 내장하고 있어 듣는 즐거움도 배가 되도록 했다. 스피커는 액정 패널 아래쪽에 좌우 각각 4개씩 들어가 있다. 반대로 액정 패널 위쪽에는 130만 화소의 카메라를 내장해 고화질의 화상 채팅이나 회의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운영체제도 윈도우XP 홈이나 프로 버전을 탑재해서 판매되는 평범한 노트북과는 달리 윈도우XP 미디어 센터 버전이 들어가 있다. 물론 리모컨으로 모든 멀티미디어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CPU는 인텔 코어 듀오 프로세서, 메인보드 칩셋은 인텔 945 칩셋을 탑재했다. 메모리는 최대 4GB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키보드는 터치 패드가 내장되어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데스크톱 PC용 키보드와 거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워낙 크기가 큰 탓에 일반 노트북에서는 볼 수 없는 숫자 키패드까지 따로 있다. 특히 XPS M2010의 키보드는 본체에서 분리가 가능한 블루투스 방식의 무선 키보드를 사용한다. 그래서 본체와 제법 떨어진 거리에서도 영화, TV, 게임 등을 무선 키보드를 이용해 즐길 수 있다.

확장 포트는 유선랜, 모뎀, DVI, S-비디오, S/PDIF 디지털과 7.1 또는 5.1 채널의 아날로그 오디오 출력 등을 지원한다. 또한 IEEE 1394와 USB 2.0 단자, 익스프레스 카드 슬롯, 13가지 종류의 플래시 메모리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멀티 메모리 카드 리더 등을 내장했다. 배터리는 12셀의 리튬이온 충전지를 사용한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지만 이 정도 크기와 사양이면 길어야 1∼2시간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XPS M2010의 최소 사양 가격은 약 3,500 달러(약 340만원)로 사양에 욕심을 좀 부리면 이 보다 가격은 훨씬 비싸진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고, XPS M2010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람만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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