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전 세계와 공유 ''폰'' 등장

by 허승현 posted Jun 0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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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한국사무소, 버팔로 무선 AP 1000대 ''5000원''에 1차 공급

전 세계 무선 인터넷(WiFi) 공유기(AP) 사용자들끼리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무료로 나눠 쓰는 서비스가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 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네스팟 등 기존 유료 무선 인터넷 접속 서비스의 최대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있어, 기존 망 사업자들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무선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페인 ''폰(FON, http://www.fon.com)''사는 8일 오전 삼성동 파크 하얏트 서울 호텔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8일부터 한국 정식 서비스(http://www.fon.co.kr, http://blog.fon.co.kr)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폰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폰 서비스용 펌웨어가 내장된 무선 AP 1000대(모델명 버팔로 WHR-G54S)를 5000원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폰(FON)이란 뭔가 = 폰이란 전 세계 무선 AP들을 한데 묶어 회원 모두가 무선 인터넷 접속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무선랜 커뮤니티다. 폰에 자신의 무선 인터넷 AP를 등록한 폰 회원들은 무선랜을 서로 나눠 쓸 수 있다. ''리누스(Linus)''라고 불리는 무제한 공유 회원들은 별도의 비용 지불 없이 전세계 모든 폰 AP에 접속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유료로 자신의 무선 AP를 공개한 ''빌(Bill)'' 회원의 경우에는 돈을 내고 폰에 접속하는 ''에일리언(Alien)'' 회원들의 접속 요금 일부를 대가로 받을 수도 있다.


당초 이 아이디어는 지난해 11월 마틴 바싸브스키(Martin Varsavsky)씨 등 기존 무선랜의 제한적인 전파 영역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네트워크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탄생한 것이다. 이후 입 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매달 1만명 이상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6월 현재 전세계 144개국의 무선 AP 4만4000대가 등록됐을 정도다. 이미 구글, 스카이프를 비롯해 벤처 펀드사인 인덱스 벤처스 등으로부터 2200만달러 투자도 받았다.


폰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은 폰 서비스가 가능한 전용 무선 AP를 구입하거나,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무선 AP의 펌웨어를 무료로 교체하면 된다. 폰 펌웨어는 오픈소스로 되어 있어서 누구나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 폰 한국 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리눅스 기반 펌웨어인 버팔로와 링크시스 제품만 업그레이드 가능하지만, 지원 제품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틴 바싸브스키 폰 CEO는 "폰은 거대한 글로벌 무선랜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무선랜 국가(WiFi Nation)''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전세계 어디서라도 누구나 손쉽게 공유된 무선랜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목표다. 그는 "여러 사용자들이 만든 콘텐츠(UCC 또는 UGC, User-Generated Contents)가 차세대 웹(웹 2.0)을 이끌어 갈 핵심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인터넷 네트워크 인프라도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쓰는(User-Generated Infrastructure) 형태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폰, 서비스 흐름은 어떻게 되나 = 사용자들은 폰 전용 무선 AP나 폰 지원이 가능한 펌웨어를 탑재한 AP를 구입한 뒤 위치 정보와 함께 폰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된다. 등록된 핫스팟의 위치 정보는 홈페이지서 구글 맵 기반의 지도를 통해 검색할 수 있다. 국내 지도의 경우 구글 맵으로 할지 국내 맵 데이터로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폰 전용 펌웨어가 내장된 AP 속에는 공개용 SSID, 비공개용 SSID 두 개가 존재한다. 이중 공개용 SSID만 폰 회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공개용과 비공개용 사이에는 방화벽이 설치되며, 대역폭 값 등은 원하는 대로 설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사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더라도 기존 인터넷 사용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초저가로 구매한 폰 전용 AP 구매자가 의도적으로 1달 이내 폰 홈페이지에 등록하지 않으면 무선 랜 기능이 멎는다. 폰 한국 사무소는 실시간으로 해당 AP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지 점검하고, MAC 주소 추적을 통해 비정상적인 유용을 막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한 사람이 초저가 AP 여러 대를 사서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구매 신청을 받을 때 기본적으로 실명 인증을 받겠다"며 "다만 싸게 사서 펌웨어를 다시 뜯어 고쳐 악용하는 일부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계속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폰 전용 무선AP, 무료로 나눠줄 수도 = 현재 폰 서비스는 기존 무선 AP의 펌웨어를 바꿔야 사용 가능하지만, 버팔로나 링크시스를 제외한 제품에서는 구현이 어렵다. 따라서 폰 전용 AP 보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허진호 폰 한국사무소 대표는 "대만 액톤사에서 현재 폰 전용 초저가형 무선 AP(사진 위)를 개발 중"이라며 "오는 9월쯤이면 SSID가 2개로 구성되어 있고, MAC 어드레스 인증이 가능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폰 본사는 해외 여러 곳에서 단돈 1000~2000원에 폰 전용 무선 AP를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25유로(한화 약 3만원)짜리 공유기가 유럽서 1유로(한화 약 1200원), 미국서 1달러(한화 약 9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일단 서비스 정착이 될 때까지 1000대 한정으로 시중가 5만원이 넘는 버팔로 AP(사진 아래)를 홈페이지를 통해 5000원에 팔기로 했다. 물론 1달 이내에 폰 홈페이지에 등록한다는 조건에서다.


허대표는 "전용 AP 보급을 위해 ISP와 파트너 관계를 맺거나, 주요 프랜차이즈와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경우에 따라 사용자가 많은 압구정, 강남, 삼성동 주변에 선착순으로 무료 폰 AP를 나눠주는 마케팅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까지 전세계 100만개 AP 공유가 목표였는데, 이러한 추세라면 당초 계획보다 빠른 2008년이면 100만개가 될 것 같다"며 "이 정도가 되면 세계 대도시 대부분에 폰 전용 AP가 설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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