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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등장하는 화려한 무대도 없었다.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스피커도 없었다. 대신 두발을 디딪고 설 수 있는 거리가 있었다. 터져라 외칠 수 있는 목이 있었다. 그리고 하나 더. 축구를 사랑하는 열정이 있었다. 지난 4일 광화문에 모인 붉은악마의 거리응원이 그랬다.
붉은악마가 다시 모였다. 장소는 광화문.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4년만이다. "그냥 우리끼리 모였어요. 한마디로 번개죠. 4년전 그때 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다시 뭉친 겁니다." 붉은악마 서울지부 리얼레드팀의 부운영자 심영화씨는 그저 축구가 좋아 모인 거라며, 더 이상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 붉은악마, 그들만의 초라한(?) 거리응원

그렇게 광화문 한켠에 자리잡은 붉은악마는 대략 300여명. 시청앞 광장에 모인 응원인파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숫자였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절대 작지 않았다. 아니 그 어느 경기때 보다 우렁찼다. "숫자가 중요한가요? 그냥 축구를 함께 할 수 있다면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일부러 대대적으로 알리지 않았어요. 또 오해를 살까봐요."

도대체 그들이 걱정하는 오해는 무엇일까. 심영화씨는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저희는 순수한 마음으로 모인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SKT와의 대결구도로 몰아가죠. 월드컵은 전 국민의 축제인데, 따로 갈라져 보이는 게 싫어요. 어디서든 하나되어 '대한민국'만 외칠 수 있다면 그걸로 된거죠."

◆ 붉은악마, 그들이 광화문으로 간 까닭은?

그래도 많은 인파가 몰린 시청을 놔두고 따로 광화문을 택한 이유는 여전히 궁금했다. 이에 대해 리얼레드 현장응원 팀장인 민경철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상업성과 순수성의 차이죠. 시청은 잘 짜여진 프로그램대로 움직입니다. 가수가 노래를 하고, 스피커로 응원가가 울려 퍼지고. 마치 콘서트장 같아요. 물론 SKT가 붉은악마를 못오게 막은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끼어들어 응원을 펼칠 틈이 없어요. 되려 방해만 되겠죠."

민경철씨는 이어 광화문을 택한 이유를 '초심'이라고 강조했다. "맨 처음 거리응원을 시작한 곳이 광화문입니다. 여기서 16강을 체험했고, 4강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 그 순수한 마음으로 다시 광화문에 나왔습니다. 초창기 축구를 사랑해 모였던 서포터로서 말입니다."

◆ 변질된 붉은악마? 초심으로 돌아간다

사실 최근 붉은악마의 순수성에 대해 왈가왈부 말이 많았다. 수익사업을 했다는 논란 등이 끊임없이 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맨몸으로 거리에 나섰단다. 2002년 광화문에서 그랬던 것 처럼 다시 시작할 마음으로 말이다. "초심으로 돌아갈 겁니다. 비록 우리에겐 무대도 없고 스피커도 없지만, 열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 목이 터져라 태극전사를 외칠거예요."

붉은악마 집행부 역시 같은 생각이다. 집행부는 5일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후원계약이 종료되면 앞으로 어떤 집단으로 부터 금전적 후원을 받지 않겠다고 '신 붉은악마 선언'을 발표했다. 이어 통장에 적립해둔 향후 4년간의 운영비 4억원과 축구쉼터 보증금 등을 모두 기부하겠다는 뜻도 보탰다.

◆ 까만 밤 붉은 물결 "다시한번 대한민국"

다시 4일 밤 11시. 경기가 시작되고 그들만의 거리응원이 펼쳐졌다. 북이 찢어져라 채를 휘둘렀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광화문은 다시한번 붉은악마로 들썩였다. "대한민국~짜자작짝짝", "오~ 필승 코리아", "한국~오오 오오오" 등 낯익은 응원가와 "그대 나의 챔피언", "오~오오오 승리를 위하여" 등 새 응원가가 까만 밤을 붉게 물들였다.

한편 붉은악마 집행부는 오는 13일 토고전을 비롯한 예선 3경기를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10여곳에서 응원할 예정이다고 공식발표했다. "그냥 2002년때 처럼 붉은 티셔츠만 입고 오시면 되요.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그게 진정한 붉은악마 아닐까요? 다시 할 수 있을겁니다. 태극전사도, 붉은악마도 모두 2002년 그 때로 돌아가 또 한번 기적을 만들어 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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