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천지인’ 분쟁으로 유명한 휴대전화 자판 한글입력 장치의 특허권을 두고 삼성전자와 맞붙은 한 개인에게 법원이 특허권을 인정해주는 판결을 내렸다.
특허법원 제3부(재판장 문용호)는 휴대전화 자판 한글입력 장치의 특허권자인 조권현씨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심결 취소청구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와 조씨의 특허는 다르다”며 조씨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특허법원이 조씨의 특허를 인정함으로써 민사소송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조씨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사용료를 달라고 낸 민사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법원은 삼성전자가 먼저 출원한 특허와 조씨의 특허가 같기 때문에 조씨의 특허는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에 조씨가 항소해, 2심 법원이 특허 관련 재판 결과를 보기 위해 재판을 일시 중단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이 바뀔지 주목된다. 이 소송에서 조씨가 최종 승리할 경우 조씨가 받게 될 특허 사용료는 천문학적 액수가 될 전망이다. 2002년까지 만들어진 삼성전자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계산해도 손해배상금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이 900억원(휴대전화 3000만대×1대당 사용료 3000원)이나 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씨의 발명은 모음의 자획 ‘ㅣ, ·, ㅡ’를 휴대전화의 세 키에 하나씩 할당해 고유 코드를 부여해 필기 순으로 키를 입력하여 단모음 및 복모음 코드를 산출하게 하는 구성이며, 삼성측이 먼저 출원한 것은 ‘↓, ·, ?’의 스트로크를 각각 세 개의 숫자키에 할당하고 필기획순에 입각해 단모음 및 복모음을 만드는 구성으로 동일해 보이나 두 발명은 자음조합 구분기호를 인식하여 자모음을 구분 처리하는 제어 방법에 차이가 있어서 서로 다른 발명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