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유권자의 심판은 혹독했다.
5.31 지방선거 개표 결과 1일 새벽 1시 30분 현재 한나라당이 전국 16개 시.도지사중 수도권 3곳을 포함해 12곳에서 당선자를 내면서 압승을 거뒀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전북 한 곳에서만 승리했다. 오히려 민주당이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두 곳을 이겼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열린우리당은 수도권은 물론, 전국 6대 광역시에서 단 한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하는 대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재.보선에서 단 한곳도 승리하지 못한데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역대 집권당 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한 열린우리당은 냉담하리만큼 차가운 민심의 소재를 확인한 채 정국의 격랑에 몸을 맡기는 처지가 됐다.
초접전지역으로 분류된 제주에서는 94.5%가 개표된 상황에서 무소속 김태환 (김태환) 후보가 42.7%를 얻어, 41.2%를 얻은 한나라당 현명관(현명관) 후보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대전에서는 52.4%의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한나라당 박성효(朴城孝) 후보가 44.3%로 41.1%를 얻은 우리당 염홍철(廉弘喆) 후보를 앞서고 있어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전체 개표가 40.6% 진행된 서울은 한나라당 오세훈 (오세훈) 후보가 60.9%로, 27.2%를 얻고 있는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를 30% 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리드하면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역대 서울시장 선거의 1,2위간 최대 격차 기록이다.
경기지사의 경우 46.8%가 개표된 상황에서 한나라당 김문수 (김문수) 후보가 59.7%로 30.6%를 얻은 열린우리당 진대제(진대제) 후보를 더블스코어차로 이기고 당선됐다. 50.2%가 개표된 인천시장의 경우에도 한나라당 안상수(안상수) 후보가 63.4%를 얻어 당선됐다.
한나라당은 또 부산(허남식 .허남식), 대구 (김범일.김범일), 울산 (박맹우.박맹우), 강원(김진선.김진선+선), 충북(정우택.정우택), 충남(이완구.이완구), 경북(김관용.김관용) 경남(김태호.김태호)에서도 큰 표차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민주당은 광주(박광태 .박광태), 전남(박준영.박준영) 두 곳에서 승리했고, 열린우리당은 전북의 김완주(김완주) 후보만이 유일하게 당선됐다.
230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157곳에서 당선됐거나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우리당은 23곳에서만 우위를 보였고, 민주당은 20곳, 국민중심당은 6곳에서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소속은 24곳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서울의 25개 전 선거구를 휩쓸었고, 수도권 66개 선거구 가운데 63곳에서 승세를 굳히고 있다.
총 655명을 선출하는 지역구 광역의원의 경우에도 한나라당이 75%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1일 선거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선거 후폭풍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둠에 따라 향후 정국 운영과정에서 주도권을 쥐면서 내년 대선가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호남에서 우세를 보인 민주당은 정치권 재편의 한 축으로써 위상을 분명히 했으며, 비례대표 정당득표율에서 제자리 걸음을 한 민주노동당은 꾸준한 성장세에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됐고, 충청권 광역단체장 전패를 기록한 국민중심당도 존폐 위기를 맞게 됐다.
한편 이날 투표에는 총 유권자 3천706만4천282명 가운데 1천900만91명이 참가, 51.3%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2년 제 3회 지방선거 당시 투표율 48.9%에 비해 2.4% 포인트 높은 것으로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로는 1회(68.4%), 2회(52.7%)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