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 테러범' 지충호(50)씨는 "억울함을 풀기 위해 큰 사건을 터뜨리려 했을 뿐 사주를 받은 것은 아니다"고 범행동기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의 국선 변호인으로 선임된 김형국 변호사는 28일 "지씨에게 동기를 묻자 `억울한 옥살이에 대해 수차례 국가기관에 탄원서를 냈지만 무시를 당해 큰 사건을 터뜨려 주목받고 싶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지씨는 검ㆍ경 합동수사본부에서도 "억울함을 풀려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지씨는 "큰 사건이기만 하면 됐지 굳이 한나라당 인사를 노리려 했던 것은 아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도 상관 없었다"며 "오세훈 후보의 선거사무실 연락처를 파악하기 쉬웠기 때문에 목표로 정했다"고 말했다.
지씨는 "처음에는 오 후보를 노렸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접근할 찬스(기회)가 없었다. 마침 박 대표에게 접근할 기회가 왔길래 목표를 바꿨다"며 "여성한테 그런 행동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상처를 입히려 했지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적대적 관계에 있거나 열린우리당과 친하지도 않은데 이용당하는 것 같아서 불만이다. 내 본 뜻은 억울함을 풀려고 했을 뿐인데 누군가 나를 조종하는 것처럼 알려져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지씨는 "박 대표를 살해하려 했으면 커터칼을 준비했을 리도 없고 1㎝ 깊이로 긋고 말았을 리도 없다"며 살인의도가 없었음을 거듭 강조한 뒤 "나를 선거에 이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26일 오후 지씨와 1시간 정도 접견했는데 논리적으로 말하는 등 정신적인 문제는 없어 보였다. 다만 자신의 이야기를 주로 하는 스타일이었다"며 "억울함을 계속 호소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부분인지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씨는 스스로 구속적부심과 국선 변호인 선임을 요구해 지씨에 대한 구속적부심이 28일 오전 11시 서울서부지법 303호에서 열린다.
합수부는 30일 만료되는 구속기소시한을 열흘 연장해 지씨의 범행동기 및 배후세력, 공범여부에 대한 보강수사를 계속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