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세계는 잡았지만 한국 아줌마들 사로잡지 못해

by 인선호 posted May 2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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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선화(30.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 미주아파트)씨는 집 근처에 있는 할인점 월마트보다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백석동 이마트를 더 자주 이용한다.

월마트는 대부분 상품을 대량 묶음으로 팔기 때문에 조금씩 사서 쓰는 자신의 구매 스타일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또 물건이 창고처럼 높이 쌓여 있어 매장에 들어서면 답답함을 느낀다. 김씨는 "이마트는 물건 진열대가 낮아 시원한 느낌을 주고 물건 종류도 더 많은 것 같다"며 "특히 반찬거리나 생선.채소 등 신선식품은 이마트가 한 수 위"라고 말했다.

월마트.까르푸 등 세계 1, 2위의 할인점이 한국 아줌마들의 마음을 잡지 못해 모두 한국을 떠난다. 월마트는 진출 8년 만에, 까르푸는 10년 만이다. 구학서 신세계 사장은 22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미국 월마트 본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월마트 코리아를 8250억원(8억8200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이랜드가 한국 까르푸를 1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했다. 미국 월마트 브랫 빅스 전략담당 수석 부사장은 "앞으로 5년 이내에 업계 상위 2, 3위권에 들어가는 게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철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월마트와 까르푸가 한국을 떠나는 주요 이유로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지 못한 점과 규모의 경제에서 밀린 점을 꼽는다. 월마트와 까르푸 등 외국계 할인점은 토종 할인점의 매대가 1.6~1.8m인 반면 물건을 3~5m 정도로 쌓아 놓는 형태고, 신선식품이나 편의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월마트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월마트코리아는 국내에 16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업계 5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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