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저녁 서울 신촌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힌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50살 지 모 씨는 폭력 등의 혐의로 14년 4개월 동안 복역한 뒤 사회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본부장인 서울지방경찰청 한진호 청장은 오늘 오전,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 씨와 함께 붙잡힌 54살 박 모 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2월에 복역을 마친 뒤 억울함을 경찰과 인권위 등 관계기관에 진정했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 씨는 어제 낮에 오세훈 후보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유세가 신촌에서 열린다는 것을 확인한 뒤, 현대백화점 인근 문구점에서 흉기로 쓴 문구용 칼을 미리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현장에서 집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벌이다 함께 붙잡힌 박 씨는 사건 당시 혈중 알콜농도가 0.137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박 씨가 지난 2004년 노 대통령 탄핵 사건 때부터 수 차례에 걸쳐 매월 2천원씩 열린우리당에 당비를 납부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직 수사를 시작한 지 하루 밖에 되지 않은 만큼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밝히고, 앞으로 지 씨 등의 범행 동기와 행적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