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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지고 있는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나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일상 나누기가 미니홈피의 기능이라면 모르는 사람들과 글로 소통하는 즐거움이 블로그의 역할이다. 비록 허공에 지은 집이지만 취미의 선을 넘지 않는 시간 할애나 타이밍 조절만 잘하면 일상의 즐거움을 유지시켜주니 인터넷이 준 또 하나의 선물이라고 느낀다.


일반인들에겐 알음알음 인연의 끈으로 맺어진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크지만 연예인들은 조금 다른 의미로 운영된다. 연예인 홈피가 한때 인기를 끌었던 것도 그들이 우리와 같은 사이즈의 방 주인이라는 평등함과 더불어 신비한 이미지를 엿보는 재미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다.


얼마 전까지 밤이면 밤마다 미니홈피를 관리하던 아는 여자 배우가 있었다. 그녀는 본인이 스스로 중독이라고 할 만큼 미니홈피에 집착했다. 촬영으로 아무리 피곤해도 밤만 되면 자연스럽게 관리를 하고, 또 그것이 일상의 재미라고 했다. 촬영 중인 드라마나 영화의 현장 소식은 물론 동료 연기자들과 함께 찍은 생생한 셀프 카메라 사진을 자주 올리던 그녀의 홈피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의 공감 댓글과 응원 구호로 넘쳐났고 그녀에겐 힘을 내게 하는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았다. 물론 그건 처음 얼마간의 일이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아는 사람이 아프다, 돈을 빌려달라, 한 번만 만나달라” 등등 현실과 사이버를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쪽지로 괴롭혀서 한동안 시달리다가 결국엔 폐쇄를 해버리고 말았다고 했다.



누구나 처음엔 호기심으로, 중간에는 중독성으로, 나중엔 지쳐서 그만두게 되는 것 또한 미니홈피에 재미를 붙였던 사람들의 한결 같은 대사이며 탈퇴 수순이다. 그저 소소한 즐거움은 잠시뿐. 쉽게 노출되어 있는 연예인이니만큼 또 다른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는 것도 그들이 받은 인기에 대한 대가일 테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들이 부랴부랴 집을 부수는 이유 역시, 얻는 것의 기쁨 이상으로 잃는 것의 무게와 상처가 커지면서부터일 것이다. “스타같지 않고 평범해서 좋아요”로 들락거리던 사람들이 “공인이 그러면 되느냐”로 말을 바꾸는 것은 순식간이다.


일반인들도 ‘남친’과 헤어지기라도 하면 미니홈피에 올려진 사이 좋던 사진들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일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인데, 한때 세상이 다 아는 잉꼬부부였던 연예인들이 이혼과 더불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숙제가 미니홈피 폐쇄인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 나이에 비해 성숙한 생각을 글로 잘 표현하며 마음 씀씀이가 사려 깊었던 정려원의 홈피나 다정다감한 김선아의 미니홈피는 ‘삼순이 신드롬’을 사이버로 이어가는 역할과 함께 인기가 높았다. 솔직하고 담백한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던 정려원과 김선아의 유쾌한 방은 얼마 전에 들어가보니 탈퇴한 방이 되어 있었다.




독특한 사진들을 이용한 자신만의 글쓰기가 돋보였던 정려원의 글들은 신선하고 재미있었는데 참으로 아까웠다. 전폭적인 사랑과 극단적인 비판이 인터넷의 모든 공간에서 이뤄지지만, 적어도 개인 홈피에서만은 폭력적인 언어가 오고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욕심이다.


무분별한 장난 전화 대신 060으로 시작되는 황당 전화가, 기분 나쁜 행운의 편지 대신 광고성 문구가 개인 홈피를 테러하는 세상이 되니 차라리 ‘과감한 삭제와 적당한 흘려 듣기’가 바로 지혜이며 정답이다. 세 치 혀가 아닌 열 개의 손가락을 더 조심스레 다루어야 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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