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 물탱크에 쥐 사체와 지렁이가?

by 허승현 posted May 0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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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탱크 바닥에 지렁이 같은 벌레들이 군집을 이뤄 살고 있는 것을 어머니가 발견했습니다. 중학교 물탱크에서는 아직 덜 썩어 살점이 남아 있는 쥐들이 발견돼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고 합니다."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계절을 맞아 저수조(물탱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서울시민들이 마시는 수돗물의 질은 그냥 마셔도 될 정도로 우수하다. 하지만 이 수돗물이 저수조를 통과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아무리 깨끗한 수돗물도 물때가 잔뜩 낀 저수조를 거치면 세균이 득시글거리는 오염수가 되기 마련이다.

아파트나 일정 규모 이상 건물의 경우 1년에 두 번 저수조를 청소한 후 해당 자치구에 청소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또 여러 세입자가 사는 소규모 다세대 주택이나 단독 주택은 소유주가 직접 저수조를 청소해야 한다. 그러나 수돗물 민원 중 상당수가 물탱크 때문에 발생하고 있을 정도로 저수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곳이 많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저수조 청소'를 '하루 여덟 컵 물 마시기', '여덟 번 손씻기', '흐르는 수돗물에 씻어 먹기'와 함께 '수돗물을 활용한 건강지침'으로 정하고 있다.

저수조만 제대로 청소해도 수돗물 문제를 상당수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디가 '행복하라'인 네티즌이 7일 다음의 토론방인 아고라에 올린 글은 저수조를 제때 청소해야 하는 이유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청소업을 하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일부 저수조의 충격적인 실태를 전해들었다.

한 중학교 지하 물탱크의 경우 쥐의 사체가 발견됐다. 다 썩어서 뼈만 남은 쥐도 있었고 아직 덜 썩어 살점이 남아있는 쥐도 있었다.

6개월마다 물탱크를 청소해야 하는 이 학교의 관리자는 3개월마다 청소하는 것처럼 영수증을 발급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일부 직원의 관리비 착복이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정집 물탱크에서는 지렁이 등이 군집을 이뤄 살고 있는 광경도 목격됐다. 집주인은 물탱크를 설치한 후 한 번도 청소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호텔도 물탱크를 엉망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호텔 담당자가 여섯 개의 물탱크 중 세 개만 청소하라고 해서 나머지 물탱크를 점검했더니 '썩은 쓰레기' 냄새가 진동했다고 한다.

네티즌 '행복하라'는 호텔측 관리자역시 물탱크 청소비를 착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 청소업체 관계자는 "90년대 초반에는 저수조에서 지렁이나 팅팅 불어 죽은 쥐를 자주 발견했다"면서 "쥐가 어둡고 습한 곳을 좋아해 저수조에 자주 빠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들 웰빙 열풍에 빠져 있는 것 같은데 왜 저수조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지 모르겠다"면서 "저수조 안을 한 번 들여다보면 청소를 해야 하는 이유를 잘 알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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