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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가 현장에서 겪는 애환과 전략, 해프닝 등을 진솔하게 적은 ‘발로 쓴 선거일기’가 공개돼 화제다. 이 후보는 지난 3월19일 예비후보 등록 이후 50일째 일기를 써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 놓고 있다. 일기에는 선거법 저촉을 피해 혼자 밥을 먹게 된 일, 선거운동 차원에서 교회에 다니는 등 솔직한 사연들이 그득 담겨 있다. 이를 부분 발췌, 소개한다. 후보자 이름과 지역구는 밝히지 않는다.

◇대한민국 재발견(3월29일)=선거운동을 하면서 새삼 깨달은 몇 가지가 있다. 길에서 유권자를 만나면 우선 악수를 하게 되는데 유난히 손이 거칠고 두껍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손이 그렇다는 것에 우선 놀랐고, 이는 곧 고된 노동의 흔적일 것이다. 다음으로는 장애인이 생각보다 많고, 낮에도 술 먹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넷째, 시내 건물 2층 이상에는 무엇이 가장 많을까. 답은 학원이다. 많은 학원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많은 사교육비가 지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꿎은 보도블록(3월30일)=○○○ 앞 인도가 파헤쳐지고 보도블록 교체 공사가 시작됐다. 지난주 선거운동차 그 앞을 지나쳤지만 보도블록이 깨졌거나, 보행에 불편을 초래한 기억이 없다. 다시 현장을 확인하였지만 보도블록과 보행로의 문제를 발견할 수 없다.

지난해 말 나는 ○○구청 앞 멀쩡한 보도블록이 교체되는 것을 보고 분개, 언론에 제보한 적이 있다. 낭비적 예산집행이 여러번 지적되었음에도 왜 반복되는 것일까. 구청과 구의회의 책임이 먼저이고 구민들의 감시기능이 약한 것도 문제다. 잘못한 것도 없이 파헤쳐진 보도블록을 보면서 더 많은 과제를 떠올리게 됐다.

-비가 내리니 갈곳이 없다‘공치는날’…몸이 편하다-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4월1일)=주말에 비가 오니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사람들의 통행이 뜸해지고 이런 날 시장, 상가의 방문도 짜증만 유발할 뿐이다. 오랜만에 찜질방에 가서 몸을 담그니 천국이 따로 없다. 오후에 빗줄기가 굵어지니 조바심보다, 선거운동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 좋아지는 것으로 보아 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보다. 어찌되었건 내가 스스로 즐기고자 하였으나 아직은 아닌 것 같다.

-필요에 의해 교회에 갔다···속뵈는 행동 익숙치 않아-

◇교회에 입교하다(4월9일)=출마를 결심한 작년부터 종교를 하나 선택해야 한다는 주변의 충고가 많았지만 속 보이는 행동이 싫어 차일피일 미뤘다. 그러다 선거적 필요에 의해 몇몇 교회에 나가 예배를 보고, 인사소개도 과분히 받았다.

친분이 있는 목사님과 상의하니, 단기목적도 생각해 큰 교회에 입교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큰 교회로 가는 것이 용납되지 않아 상의를 드렸던 작은 교회에 입교하게 됐다. 오늘 입교 절차를 밟고, 예배를 보았다.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고 적응이 쉽지 않았다.

◇혼자 먹는 밥(4월11일)=후보자는 보통 지역의 유력인사에게 지지를 부탁하면서 점심이나, 저녁을 함께 하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고 대부분 후보자가 내거나 아니면 일부는 유력인사가 내는데 이는 모두 선거법 위반이다. 나도 별로 죄의식 없이 이런 행위를 해왔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면 자유로워진다고 했는가. 우선 선거사무실 식구조차 밥을 각자 먹기 시작했다. 밥 때가 되면 알아서 혼자 밥 먹으러 가고, 몇 명이 어울려도 철저히 더치페이를 하고 있다. 혼자 먹는 밥이 얼마나 맛이 없는지 다들 알지만 할 수 없다.

나도 음식점에 들러 밥을 먹고, 인사하는 것이 훨씬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수행하는 친구와 둘이서 밥을 먹는다. 명함을 손에 가득 들고 들어가면 힐끔거리고 의아해하지만 이제는 당당할 수 있다.

버려진 명함들을 주웠다정치인 불신의 표시인가◇공원에서 명함을 줍다(4월17일)=새벽기도를 마치고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가 ○○공원 주변에서 1,500여장의 명함을 주웠다. 짓밟힌 명함, 찢어진 명함, 비 맞은 명함, 구겨진 명함, 가로명함, 세로명함에 색깔도 각양각색이다.

명함이 버려지는 것은 우선 유권자들의 정치, 정치인에 대한 불신의 표시이다. 정치인들의 각성은 당연하지만 마찬가지로 시민들도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명함은 아무렇게 버리는 순간 쓰레기로 전락하고 만다. 명함을 버리는 유권자는 일순간 쓰레기를 버리는 비양심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다.

◇아찔한 선거운동(4월18일)=출마 지역의 총 유권자는 28만여명. 한 시간에 최대 500명을 만난다고 하고 하루 10시간을 운동한다고 하면 하루 5,000명이며 앞으로 40여일이면 20만명이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시간을 제하면 실제로 2,000여명이니 앞으로 유권자의 절반도 만나지 못하고 선거를 치러야 한다. 부지런히 돌긴 하지만 순간순간 회의감이 엄습한다. 특히 반응이 시원치 않은 사람들이 많은 지역을 돌다보면 이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 줄 것인가. 또 회의가 들곤 한다. 그래도 멈출 수 없다.

출근시간 명함들고 뛴다젊은 여성들은 거의 외면◇명함과의 전쟁(4월25일)=선거운동은 곧 명함과의 전쟁이기에 요지를 선점하기 위해 후보자간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그러나 후보자들의 명함에 대한 애환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제일 잘 받는 층은 노인층이며 그 반대는 젊은 여성들이다. 또 무시하고 가는 사람, 거절 의사를 표시하는 사람 등 거절도 여러가지다. 저녁 술자리에서는 명함을 집어 던지는가 하면 심지어는 보는 앞에서 찢어 던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출근시간 때면 같이 뛰어야 하기 때문에 혼이 빠진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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