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맞아 에어쇼를 벌이던 항공기끼리 날개가 스치면서 1대가 비상활주로에 추락, 조종사 한명이 숨졌다.
5일 낮 12시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공군 10전투비행단 비행장에서 강원도 원주비행단 소속 공군 특수비행 블랙이글팀 A-37기종 항공기 1대가 곡예비행 도중 비행장 내 잔디밭에 추락했다.

목격자 김모(45·회사원·수원시 영통구)씨는 “항공기 6대가 연무를 내뿜으며 에어쇼를 하던 중 2대가 저공에서 ‘X’자 모양으로 엇갈리는 곡예비행을 하다 날개가 서로 스치는 듯하더니 1대가 땅으로 곤두박질쳤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항공기 조종사 김모(33) 대위가 비상탈출을 하지 못해 숨졌다. 다행히 관람객들은 추락 장소와 2㎞쯤 떨어져 있어 피해를 입지 않았다.

공군 관계자는 “기체에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곡예비행을 하고 있던 터라 비상탈출을 했을 경우 기체가 관람석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수원비행장 측이 어린이날을 맞아 기지개방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사고 당시 가족단위의 관람객 3000여명이 입장해 오전 11시부터 에어쇼를 관람하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10전투비행단은 행사를 중단하고 관람객들을 밖으로 내보낸 뒤 사고 수습작업을 벌였다.

블랙이글 소속 항공기가 추락한 것은 1998년 강원도 춘천에서 에어쇼를 앞두고 고난도 곡예비행 연습을 하던 중 항공기 2대의 날개가 서로 부딪치면서 1대가 추락 한 것을 포함해 이번이 두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