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7일 중국 베이징 케리호텔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아시아(MSRA) ‘이노베이션 데이’는 줄어드는 윈도 매출을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 사업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MS의 지향점을 잘 보여줬다. 30여개 신기술이 시연 됐는데, 특히 이미지ㆍ상품ㆍ동영상ㆍ지도 등 다양한 검색엔진이 등장해 MS의 인터넷사업 확장의 첫 타깃이 구글임을 분명히 했다.

●분류의 묘미에 집중한 MS검색엔진

MSRA가 개발한 검색엔진 창에 미국 영화배우 ‘톰 크루즈’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톰 크루즈를 여러 다른 주제로 분류한 화면이 나타났다. 출연한 영화인 ‘제리 맥과이어’ ‘미션 임파서블’, 또 아내였던 ‘니콜 키드먼’ 등 주제별로 나뉘어 검색결과를 보여준다. ‘집단화(clustering)’는 MS검색엔진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일반 검색엔진과 이미지 검색엔진에 적용돼 선보였다.

함께 시연된 타블렛PC용 지도 검색엔진은 펜으로 원하는 구역을 지정만 하면 그 지역이 확대되고 주변가게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또 단순히 제목이 아닌 동영상 내용까지 검색해주는 비디오ㆍ오디오 검색엔진도 선보였는데, 인터넷TV를 겨냥해 리모콘으로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가위로 싹뚝 자르듯 홈페이지 편집

아침에 출근하지 마자 A신문사, B신문사, C신문사의 홈페이지를 열어 주요 기사를 살펴보는 K씨와 같은 직장인은 늘 여러 신문사의 톱뉴스 부분을 오려 하나의 홈페이지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 생각해 왔다. MSRA가 소개한 ‘홈페이지라이브’는 이러한 웹편집이 가능하도록 한다.

물론 신문사의 홈페이지 기사가 바뀌면, 편집된 홈페이지도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된다. 현재 출시된 몇 개의 솔루션이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홈페이지라이브처럼

사용자가 원하면 어디나 쉽게 마우스로 끌어다 붙이는 방식은 없었다고 한다.

●얼굴에 ‘웹 마스크’를 씌워주는 화상채팅

화상채팅을 할 때, 얼굴을 완전히 보여주는 게 신경 쓰인다면? MSRA는 MSN메신저로 화상채팅을 하면서 얼굴에 수염이나 안경, 가면 등을 씌울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마우스로 얼굴에 씌울 아이템을 선택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아이템 위치에 얼굴을 맞출 필요 없이 아이템이 정확히 얼굴 움직임을 따라 다닌다.

●펜으로 쓴 수학기호를 정확히 인식하는 인공지능

수학기호 ‘탄젠트(tan)’를 필기로 쓸 때 컴퓨터는 그 의미를 알아낼 수 있을까.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tan을 약간만 흘려쓸 경우, t를 +로 이해하는 등의 오류를 자주 범했다. 이번에 MSRA는 사용자가 흘려 쓴 수식기호까지 정확하게 파악해내는 인공지능을 선보였다. 키보드 없이 펜을 이용하는 타블렛PC에 바로 적용된 기능이다.

MS는 이처럼 정교해진 인공지능이 타블렛PC 보급을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MS는 현재 한국의 중학교 3곳을 지정해 타블렛PC로 책과 노트 없는 시범교육을 실시하도록 돕고 있다.

이밖에 MSRA는 한시의 한 구절을 쓰면 자동으로 대구(對句)를 만들어주는 인공지능도 선보였다. MSRA의 부소장인 커트 애클리 박사는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위주로 시연했다”며 “네트워킹과 스토리징 기능 등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힘든 혁신 기술들도 많이 개발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