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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가장 기름값이 싼 주유소와 가장 기름값이 비싼 주유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지난 4월26일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정광모)에서는 서울시의 주유소 300여곳을 표본 조사해 기름값이 가장 비싼 곳과 가장 싼 곳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가장 비싼 주유소와 싼 주유소의 차이는 휘발유값의 15%, 경유값의 20%의 차이를 보였다. 고급휘발유와 일반 휘발유의 차이가 아니다. 동종의 무연휘발유를 대상으로 한 조사다. 조사시점과 표본의 차이 때문에 기자가 취재에 나선 시점의 가격과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실제 조사 결과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1483원과 1799원의 차이다(4월29일기준). 리터당 316원. 고유가로 기름값의 부담이 큰 운전자들에게는 316원이란 차이는 ‘엄청난’ 격차다. 한 푼이 아쉬운 운전자 형편에, 싼 기름을 넣은다고 덜 가고 비싼 휘발유를 넣는다고 더 멀리 가는 것은 아닐텐데 왜 이렇게 큰 폭의 차이가 날까?

〈한겨레〉는 소비자연맹의 발표와 주유소 가격비교사이트 ‘오일프라이스워치’의 (http://www.oilpricewatch.com)의 자료를 토대로 서울 시내의 가장 비싼 주유소와 가장 싼 주유소 두 곳을 직접 찾아 취재에 나섰다.


가장 싼 기름값의 주유소 사장 “출혈경쟁이나 다름없다”





지난 4월29일 오후에 찾아간 중랑구의 ‘ㅎ 주유소’의 입구에는 리터당 1483원(무연휘발유 기준)이라고 쓴 큰 간판이 서 있었다. 서울시에서 가장 싼 휘발유를 팔고 있는 ‘주유소 사장님’을 만났다. 서울 최저가격의 주유소 사장은 ‘박리다매’로 몰려드는 손님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행복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 반대였다, 고육지책. 서울시에서 가장 싼 주유소였지만 기름을 넣는 차량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이것도 어제보다 5원 뛴 가격입니다.” 한사코 취재를 거부하던 사장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요즘 같은 때는 하루 자고 나면 기름값이 달라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서울에서 제일 기름값을 싸게 파는 이유가 뭡니까?”

주유소 사장은 서울 최저 기름값의 배경으로 ‘전철 개통’을 들었다. 지난해 12월 26일 회기역과 덕소역을 잇는 지상 전철이 개통된 뒤 주유소가 밀집해 있는 망우로를 이용하는 교통량이 30% 가량 줄어 매출도 그만큼 감소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 결과 줄어든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업체마다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ㅎ주유소 사장은 “이번에 생긴 전철이 지상철이라 역마다 커다란 주차장 광장이 있어 그 피해가 더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기존의 자가용 운전자들이 역 환승주자창에 주차를 한 뒤,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전에는 적어도 5만원이나 ‘가득 주유(이른바 ‘만땅’)’ 손님이 많았으나 요즘엔 3만원 손님이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증명하듯 취재하는 동안 기름을 넣으러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3만~4만원 어치의 기름을 주유했다.

“기름값이 싸면 품질에 차이가 있는 건 아닌가” 묻자, 사장은 “절대 그렇지 않다. 품질은 똑같다. 단지 경영전략일 뿐이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5월1일, 다시 이 주유소를 찾았다. 이번에는 기자가 직접 주유를 해 보았다. 이틀 사이에 8원이 오른 1491원이다. ‘널뛰기’ 기름값이다. “3만원 어치요.” 약 20리터의 기름이 들어갔다. 카드 계산을 하자 2천원에 세차를 할 수 있는 할인권과 여행용 티슈를 받을 수 있었다. 기름값도 서울에서 제일 싼데, 서비스도 다른 곳이랑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출혈경쟁’이라는 사장의 하소연이 이해되었다.


서울 최고가의 주유소 “기름이 좋아서 비싸다”?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가장 비싼 리터당 1799원을 받는 주유소를 찾아 나섰다. 뜻밖에도 가장 비싼 값의 주유소는 강남이나 여의도에 있지 않았다. 서울서 가장 싼 주유소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서울서 가장 휘발유가 싼 주유소가 위치한 중랑구에 서울서 가장 값비싼 기름을 파는 ‘ㄷ주유소’가 있었다. 이 주유소는 바로 길 건너편 옆 주유소에 비해 무려 리터당 300원 이상 비싼 기름을 팔고 있었다. ‘금’이라도 섞었나? 이러고도 경쟁이 될까? 취재진이 영업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으나, 주유소쪽은 한사코 취재를 거부했다. 그는 “취재에 진절머리가 난다”라며 “전혀 불법적인 것은 없으니 다시는 오지 말라”라며 취재를 완강히 거부했다.



서울에서 가장 비싼 주유소라는 ‘보도’로 인해 영업에 상당한 피해를 본 모양이다. 이 주유소는 기름값이 비싼 대신 3만원 이상 주유시 세차를 무료로 해주고 있었다. 상당수 주유소들이 일정금액(3만~5만원) 이상 주유시 1천~2천원 정도를 받고 세차서비스를 해주고 있는 것에 비해 일종의 ‘차별화된 서비스’였다. 여기에 캔커피 하나가 ‘또다른 서비스’로 돌아온다. 하지만 20리터만을 주유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싼 주유소는 2만9660원이고 가장 비싼 주유소는 3만5980원이다. 3만원 정도 주유금액에서 7000원 가량 차이가 난다. 무료 세차 서비스와 캔커피 하나가 운전자들을 끌어당길 만한 특별한 장점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틀 뒤인 1일 다시 찾아간 주유소 출구에서 한 운전자를 만날 수 있었다. 회사원 정준환(28)씨는“가격이 너무 높아 그냥 나왔다”라고 말했다. “비싼 이유가 뭐라고 하던가요”라고 묻자 “그냥 기름이 좋다고 하던데요”라고 대답했다. 서울에서 가장 비싼 이 주유소는 근방의 주유소보다 부지의 면적도 작았고, 시설도 최신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상당히 낡은 편이었고 다른 주유소에는 3~4명씩 있는 ‘알바’도 없었다. 한 명의 할아버지 주유원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왜 그렇게 비싸게 받는지 주유소의 취재 거부로, 그 ‘비밀’은 밝혀내지 못했다.


주유소마다 기름값이 다른 이유는? 땅값, 서비스, 사은품, 인건비…
가장 큰 이유는 ‘대리점 공급가’



주유소마다 공급받는 정유회사의 기름만을 팔도록 한 ‘폴사인’제 실시 이후, 각 정유사 브랜드별로 가격차가 나기는 한다. 그러나, 정유사 브랜드가 리터당 최고 300원이 넘는 차이를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다른 이유가 있다.

국내 정유회사의 한 관계자는 “주유소마다 기름값이 다른 이유는 주유소의 입지와 인건비 등 여러가지가 있으나 가장 큰 이유는 대리점이라고 불리우는 지역총판의 납품단가”라고 말했다. 그는 “대리점은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공급받고 이를 다시 일반 주유소에 되파는 일종의 중간상인”이라며 “실제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는 주유소는 극히 일부분이고 대부분 이 대리점으로부터 공급받기 때문에 대리점은 거래하는 주유소가 많을수록 힘도 세지고 그만큼 단가 조절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리점들끼리의 지역별·정유사별 경쟁까지 합하면 그만큼 기름값의 유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산업자원부 “이미 가격자율제…현재로선 규제 불가능”
소비자단체 “자꾸 기름값 물어라.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해져야”


이러한 ‘널뛰는’ 기름값을 규제할 방법은 없을까? 산업자원부 석유산업과 안정수 사무관은 “당분간 이러한 현상을 막기란 힘들다”라며 “유류가격을 규제하는 것은 전면적인 세제개편이 있어야 하는데, 쉬운 작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류 가격 차이의 가장 큰 이유는 지대, 인건비, 물류비 등 여러 요인이 있으나 근본 원인은 유류의 과잉공급이고 여기에 대리점들의 납품단가가 큰 역할을 한다. ”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997년 1월부터 실시된 ‘유류가격 자율제’ 때문에 규제의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안 주무관은 덧붙여 “시장 가격보다 지나치게 싸게 파는 주유소는 불법 유통된 면세유를 공급받는 곳이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소비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러한 널뛰기 기름값에 소비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강경화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주유소에 가서 기름값을 자꾸 물어라”고 조언한다. 결국 비싼 기름값에 자꾸 항의해야 주유소들이 각성한다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들이 무턱대로 정유사의 브랜드만을 보고 기름을 살것이 아니라, 직접 가격을 비교해보고 그 가격에 민감해져 시장에서의 자율적인 가격조정이 이루어져 나가게 해야 한다”며 “비싼 주유소로 선정된 업체로부터 항의전화도 많이 받았지만, 이러한 작업을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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