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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9명과 함께 중국 여행에 나섰던 50대 여성의 죽음을 둘러싸고 의혹이 일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은 4월 6일 중국 후난성의 관광지 타오화위안(桃花源)에서 실종된 뒤 하룻만에 사체로 발견된 이복순씨(여·56·전남 함평).

중국 공안국과 주중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이씨의 공식적인 사인은 ‘익사’이다. 그러나 취재결과 이씨의 사망원인은 물론, 실종과정, 이씨의 이동경로, 사건 처리과정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은 대사관과 이씨 유가족 등의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한 사건 전후의 상황이다.

4월 5일 이씨는 남편 김모씨(60)와 막내아들(24) 등 일가족 9명과 함께 서울로 떠났다. 마을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씨 부부는 남편 김씨의 회갑연을 기념해 시동생 부부 등과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계획한 것이었다.


3㎞ 떨어진 얕은 강에서 사체 발견

이튿날 오전 9시 비행기 출발시각에 늦지 않기 위해 서울에서 하룻밤을 보낸 이씨 가족. 이들이 첫번째 관광지인 중국 타오화위안에 도착한 것은 4월 6일 오후 4시께였다. 타오화위안에 도착한 이씨는 남편 김씨와 함께 각각 화장실을 찾았다. 사건은 여기서부터 비롯됐다.

남자 화장실에서 용무를 마치고 나온 남편이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이씨는 나오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불과 20m쯤 떨어진 지점에서 이씨 부부를 기다리던 나머지 가족들과 여행사측 인솔자(여), 그리고 현지가이드 역시 덩달아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일행은 본격적으로 이씨를 찾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디에도 없었다. 화장실에 갔던 사람이 남편과 일가족의 ‘눈앞에서’ 사라진 것이다. 결국 가족들은 이날 5시 30분 중국 현지의 공안국에 이씨의 실종사실을 신고했다. 공안국에서는 경찰견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타오화위안으로부터 3㎞가 떨어진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이씨의 사체가 발견된 것은 하룻밤이 지난 4월 7일 오전이었다. 사체 발견현장은 작은 강이었다. 강변으로는 조금 가파른 경사가 형성돼 있었고 강에는 무릎 정도 깊이의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평소 정신병력 등이 전혀 없었다는 이씨가 왜 관광지에서 이탈해 인적이 뜸한 곳까지 찾아갔을까. 이씨의 이웃 주민 장모씨는 “이씨는 종업원 네 명을 이끌며 식당을 활발히 운영할 정도로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면서 “여행을 떠나기 직전까지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평범한 이웃이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중한국대사관 영사부 관계자는 “이씨가 사고지점까지 어떻게, 왜 갔는지는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해당 여행사의 이모 중국총괄팀장 역시 “나 역시 이씨가 왜 그곳까지 갔는지 제일 궁금하다”며 ‘미스터리’라는 말을 반복했다.

가장 많은 의혹을 낳고 있는 부분은 사인이다. 사체발견 직후 현장으로 출동한 중국 공안국이 밝힌 소견은 ‘익사’이다. 강변에서 발견됐다는 사실과 입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이씨가 차고 있던 시계와 반지가 그대로 있었다는 사실, 눈에 띄는 외상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타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겨우 무릎 높이의 얕은 강에서 성인이 익사했다는 사실에 대해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특히 사체를 직접 목격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씨의 사체는 일반적인 익사체와는 다른 모습을 띄고 있었다.

함평 모 장례식장 관계자는 “그동안 사체를 많이 다뤄왔기 때문에 사체를 살펴보면 사인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 수 있지만 이씨의 경우는 전혀 사인을 짐작하기 어려웠다”면서 “다만 일반적인 익사체로 보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가 지적하는 사체의 특이사항은 양쪽 눈꺼풀에 긁힌 흔적이 있었다는 것과 핏물이 고여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배가 지나치게 부푼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강물에 빠져 익사한 사체라고 해도 하룻만에 배가 그렇게 많이 부풀어오르지는 않는다”면서 “중국에서 한국까지 이동한 시간을 감안해도 냉동보관을 해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유족들의 반응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대사관과 여행사측에 따르면 중국 공안국에서는 1차 사인을 익사로 판정했지만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서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체 부검과 수사의사를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유족의 반응도 고개 갸웃거리게 해

대사관 영사부 관계자는 “공안에서 1차 사망원인으로 익사라고 판정을 내렸지만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사체 부검과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면서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은 유족측이 사체와 함께 조속한 귀국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편 김씨는 “어차피 다 끝난 일이었기 때문에 빨리 돌아오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면서 “(부인 이씨의) 운이 거기까지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대사관과 중국 공안국에서는 이러한 유족들의 입장을 전적으로 반영해 수사를 종결했다.

사건을 둘러싸고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보니 여행업계에서는 사건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갖가지 소문마저 무성하게 피어오르고 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초에 중국 공안국에서도 수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사관측에서 정식으로 사망 경위를 밝혀달라고 수사요청을 했어야 했다”면서 “유족들의 입장도 존중돼야겠지만 앞으로 중국을 찾을 한국인의 안전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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