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요즘 왜 이래?…갑자기 강력범 잘잡는 까닭은

by 허승현 posted Apr 27, 200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화성 연쇄살인 사건,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등 굵직한 대형 미제사건의 공소시효를 넘기고 말았던 경찰이 최근 미궁에 빠지는 듯했던 연쇄살인,연쇄성폭행,납치사건의 범인을 잇따라 검거했다.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과 서북부 연쇄성폭행범을 잡아들인 서울경찰청을 비롯해 온통 잔칫집 분위기다. 사건 해결에기여한 경찰관들에게 즉각 특진 등 포상이 내려졌다. 경찰의 잇단 개가는 검찰의 재벌 수사와 맞물려 수사권 독립을 둘러싼 양측 갈등이 실적 경쟁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낳고 있다.

경찰은 24일 서울 봉천동 신림동 등 서남부 주택가에서 1년간 10여건의 ‘묻지마’ 살인 및 강도를 저지른 정모(37)씨를 검거한 데 이어 26일에는 충북 단양과 인천 지역에서 20대 여성과 초등학생을 납치한 용의자를 붙잡더니,27일 다시 지난해부터 서울 마포 서대문 용산 등지에서 여자 혼자 있는 집에 칩입해 13명을 성폭행하고 강도행각을 벌인 ‘마포 발바리’ 김모(31)씨도 체포했다.

왜 이렇게 갑자기 잘잡는 것일까.

‘마포 발바리’를 검거한 서울 마포경찰서에는 지난달 사상 세번째 여성 총경인 이금형 서장이 부임했다. 과학수사와 성폭력 및 가정폭력 수사 전문가다. 경찰청 초대 여성실장을 지내면서 수많은 여성범죄를 처리했다. 지난해 9월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성매매 업소 단속에 앞장서 ‘불도저’ ‘철의 여인’이란 별칭도 얻었다. 성폭행 범죄는 이 서장의 전공분야인 셈이다.

마포경찰서는 지난 1월 중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서대문과 마포, 용산, 남대문 일대에서 발생한 성폭행 13건과 절도 1건의 용의자가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통보를 받고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용의자가 마포와 서대문 일대 지리에 밝다고 판단,이 지역 성폭력 전과자와 우범자를 상대로 탐문하고,300명이 넘는 용의자 유전자(DNA)를 감정하는 등 첨단과학 수사기법을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유력 용의자인 김씨가 타인 명의 휴대폰을 사용 중인 것을 알아내고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해 서울 신림동 한 모텔에 숨어있던 김씨를 검거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의 경우도 단순 강도 사건의 용의자를 추궁해 범행수법과 도구가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과 비슷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자백까지 받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경향상 한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또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연쇄범죄로 갈 확률이 높다”며 “초동수사를 철저히 하고 다양한 과학적 기법을 도입하면 미제사건을 계속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or.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