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여고생들…화재현장서 불속 애들에 “뛰어내려” 구조

by 허승현 posted Apr 2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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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살려달라’고 하는 순간, 이거 큰일났다 싶었지요.”

지난 15일 오후 3시20분께. 서울 화곡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 1학년 6반 최미리, 황주진, 소효미, 송수연, 이윤선, 김선아, 차소현, 주은혜, 이단비, 김미선양 등 10명은 학교를 마치고 강서구 등촌3동 주공5단지 아파트를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2층에서 검은 연기가 나고, 아이들이 겁에 질려 난리더라구요. 직감적으로 불이구나 했죠.”(황주진양) 곧바로 여고생들은 경비실로 달려가 모포를 가지고 와 아이들에게 ‘뛰어내리라’고 설득했다.

누나들 10명이 모포를 맞잡고 있어서일까? 아파트에서 연기를 마시고 콜록거리던 이아무개(11), 이아무개(7), 양아무개(11)군 등 아이 3명 가운데 2명이 뛰어내렸다. 마지막 남은 양군이 주저했지만, 여고생들의 신고로 달려온 소방관들에게 구출됐다.

여고생들은 침착하기도 했다. 뛰어내린 아이들이 연기 때문에 숨차하고 침까지 흘리자, 자연스럽게 기침을 하도록 옆에서 보살폈다. 아이들이 정신을 차린 뒤에는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게 해, 어른들에게 무사한 소식을 알리는 ‘센스’도 빼놓지 않았다.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아이들이 어른들이 외출하고 없는 사이 라이터를 가지고 불장난을 하다가 불이 난 것 같다”며 “20여평 가운데 6평 정도가 탄 제법 큰 불이라 여고생들이 빨리 구해주지 않았으면 아이들이 다칠 뻔했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강서소방서는 이들 용감한 여고생 10명에게 유공시민 표창과 부상으로 소화기 1대를 줬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소방서에서 표창장 받고 학교에서도 상을 준다고 하니까 기분 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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