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전 독도수비대원 일기 `뭉클'

by 허승현 posted Apr 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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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협정 체결을 몇 달 앞두고 국가적 논란이 한창이던 1965년 정초 신문에 실린 독도수비대원의 일기가 인터넷에 공개돼 네티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군사전문 인터넷 사이트 자주국방네트워크(www.powercorea.com) 회원인 고성달씨는 최근 이 사이트 토론방에 올린 `견적필살의 울릉도, 독도 이야기'라는 글을 통해 아버지인 고병훈(70)씨의 옛 일기를 공개했다.

당시 울릉도경찰서 소속 순경으로 독도에서 파견근무 중이던 아버지 고씨의 일기는 국내 최초로 공개된 독도 전경 사진과 함께 1965년 1월1일자 동아일보 1면 머리기사로 실렸다.

`祖國(조국)의 極地(극지) 獨島(독도)'라는 제목으로 실린 일기에는 독도수비대가 처했던 열악한 환경이 생생히 묘사돼 있다.

식수가 부족해 빗물을 받아 밥을 짓고 한 컵의 양칫물도 여러 사람이 순번을 정해 나누어 써야 하는 기막힌 환경에서 1개월째 생활 중이던 고 순경은 "물, 의료시설 모두 우리가 갈망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희구하는 것이 있다. 따뜻한 손길"이라며 당시 독도 수비대원들의 적적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동쪽 수평선에 떠올랐던 해가 서쪽 수평선에 지는 나날을 지켜 보느라면 사람이 그립고 육지소식이 그리워진다"며 "한통의 위문편지라도 우리 외로운 독도에 있는 경비원들에겐 국토방위의 커다란 에너지가 된다"고 썼다.

고씨의 일기를 읽은 네티즌들은 독도를 지켜 온 우리 경찰의 오랜 노력이 그대로 느껴져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들 고씨는 "이승만 대통령이 1958년 민간 독도의용수비대를 군병력 대신 정규경찰로 대체한 것은 치안유지가 이뤄지는 자국령임을 확실히 했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아버지의 젊은 시절 일기를 재공개한 의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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