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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야하게, 보다 진하게….’누드 동영상의 부제가 아니다. 에로영화의 광고카피도 아니다. 남자를 유혹하려는 여자의 몸짓은 더더욱 아니다.

지난 주말, 서울 명동의 L비뇨기과.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작은 방에서 나와 간호사에게 조용한 어조로 뭔가를 부탁하고 다시 들어간다. 그러자 간호사가 뒤따라 들어가 잠시 뭔가를 조작하고 나오는 눈치다.

방문에는 ‘검사실’이라는 문패가 붙어 있다. 10여분 후 환자가 방에서 나와 진료실로 들어간다. 살짝 방안에 들어가 보니 낯 뜨거운 장면의 영상이 비디오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 방은 다름 아니라 발기부전과 조루증, 불감증 환자들을 위한 검사실이다. 야한 성행위 장면 등을 보여주면서 발기부전 환자의 발기지수와 조루증 환자의 조루지수 등을 측정하기 때문에 일명 ‘야동 검사실’로 통한다.

일선 비뇨기과 성클리닉에서 운영하는 이 ‘야동 검사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변하고 있다. 화면의 농도가 점점 짙어갈 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환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정도가 심한 화면까지 보여주는 등 위험수위에 도달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야동 검사실’에서 틀어주는 비디오는 세간을 떠돌아다니는 야동의 수위에 비하면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영상이다. 이미 어린 시절에 다 봐서 지금은 아무런 느낌조차 가질 수 없는 영상을 보고 발기부전 지수를 체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환자는 당연히 좀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게 된다.

성의학 분야 전문의들에 따르면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수준의 성인비디오 정도면 충분한 검사가 이뤄졌다. 70∼80년대에는 ‘마담 엠마뉴엘’ ‘보디히트’류의 외국 에로물이나 ‘애마부인’ ‘젖소부인’시리즈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인터넷에 섹스물이 범람하면서 섹스 장면에 대한 성적 민감도가 매우 둔화된 탓인지 웬만한 화면으로는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정도라는 것.

앞서 언급한 L비뇨기과를 찾은 30대 남자의 경우도 “화면이 왜 이리 밋밋하냐”며 좀더 진한 화면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해 간호사가 다른 것을 틀어주고 나온 것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비뇨기과는 연령대와 성별에 맞게 다양한 버전의 화면을 갖춰 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의사나 직원이 청계천이나 동대문 벼룩시장에 직접 나가기도 하고, 외국 출장 때 사가지고 들어오기도 한다. 컴퓨터에 능숙한 직원을 동원해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해 시리즈로 준비해 놓은 곳도 있다.

L비뇨기과 조성완 원장은 “검사 도중 환자들이 좀더 화끈한 것이 없느냐고 요구하는 일이 적지 않다. 심지어 스와핑이나 그룹섹스, 동물 버전 등 비정상적인 것까지 보여 달라고 할 땐 난감해진다”고 밝혔다.

남성 성기능 장애의 쌍벽을 이루는 발기부전과 조루증은 기능적인 측면도 크지만 심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 상당수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민감·예민도가 높고 개인차가 큰 질환에 대한 검사나 치료도 좀더 세밀해질 수밖에 없다고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밝히고 있다. 음란물의 범람으로 하루가 다르게 성의 신비가 한꺼풀씩 벗겨지는 현실에서 ‘야동 검사실’의 지속적인 진화를 예고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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