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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가 마침내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위 자리에 올랐다. 이 영화의 배급사 시네마서비스 관계자는 "5일 오후 5시까지 전국 누적 관객수가 1175만명으로 집계돼 '태극기 휘날리며'의 기록(1174만6000명)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 주에 1200만 관객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5일 밝혔다.

'왕의 남자'의 성공은 한국 영화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국내 영화시장에서 1100만 관객 영화는 '왕의 남자''태극기 휘날리며''실미도' 등 세 편이나 되고, 800만 관객 영화도 '친구''웰컴 투 동막골' 등 두 편에 달한다. 소재와 장르 면에서도 '왕의 남자'는 사극으로 흥행에서 대성공하기 어렵다는 충무로의 속설을 깼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 흥행 상위권에 모두 한국영화=할리우드가 있는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한국처럼 자국 영화가 역대 흥행 상위권을 휩쓰는 나라는 매우 드물다. 국내에서도 '타이타닉'이 개봉된 1998년까지만 해도 한국 영화 점유율이 20% 대에 그치며 외화가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듬해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효시로 불리는 '쉬리'가 나오면서 한국 영화 점유율이 39.7%까지 치솟았다. 이후 매년 흥행 상위권은 한국 영화가 휩쓸고 있다. 지난해에는 '웰컴…'을 비롯해 흥행 1~6위가 한국 영화였고, 외화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가 전국 355만 관객으로 7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역대 흥행 5위 안에는 할리우드 영화가 두 편이나 들어있을 정도로 외화가 강세를 보인다. 다행히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1위를 차지해 일본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프랑스에선 역대 흥행 5위 중 자국 영화로는 '파리대탈출'(1966년.2위) 단 한 편 뿐이다.

◆ 분단.조폭 소재 뛰어넘어='왕의 남자'는 소재와 장르 면에서도 한국 영화사를 새로 썼다. 지금까지 충무로에선 초대형 히트를 치려면 '태극기…'나 '실미도'처럼 분단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고 사극은 기피 대상이었다. 분단 문제는 영화의 주된 관객층인 20~30대는 물론 중.장년층도 공감하기 쉬운 소재로 평가 받았다. 역대 흥행 4위인 '친구'를 비롯해 '투사부일체''가문의 위기' 등 조직폭력배를 소재로 한 영화도 꾸준한 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이 흥행 상위작에 한 편도 없다는 사실은 다른 나라와 크게 비교된다. 일본에서는 '하울의…'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각각 흥행 1, 3위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슈렉2'가 3위에 올라있다. 대신 일본에서는 흥행 5위 안에 일본 극영화가 '춤추는 대수사선2' 뿐이어서 극영화의 상대적인 열세를 보여준다.

전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공상과학(SF)이나 판타지 물이 유독 한국에선 약세를 보이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국내 흥행 10위권에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왕의 귀환'(관객 596만명.9위)이 유일하게 포함돼 있다. '해리포터''스타워즈' 등 다른 SF.판타지 물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300만~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를 끌긴 했지만 중.장년층까지 극장으로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분명했다는 뜻이다. 반면 전세계 흥행 5위권에는 '반지의 제왕''해리포터''스타워즈' 등 SF.판타지 영화가 네 편이나 포함돼 있다. 때문에 한국 관객들은 다른 나라 관객에 비해 현실적인 영화를 좋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 흥행수입은 아직 열세=1100만 관객이면 국내 시장에선 대성공이지만 흥행수입으로 미국.일본 등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수천억원짜리 영화도 흔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한참 뒤쳐지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왕의 남자'의 실적을 흥행수입으로 환산한다면 760억원에 달한다. 제작비(61억원)의 무려 12배가 넘는 '대박'을 터트린 셈이지만 현재로선 이 정도가 한계다.

반면 할리우드는 '타이타닉' 한 편으로 미국 시장에서만 6억 달러(약 5800억원), 전세계에서 18억40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일본에서도 흥행수입 300억엔(약 2500억원) 이상 되는 영화가 세 편이나 된다. 만일 '왕의 남자'를 일본 시장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10위권은 물론 20위권에도 명함을 내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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