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유두 주세요" ’아하 신드롬’ 부작용 속출

by 인선호 posted Feb 1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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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유두 주세요."5살된 아이를 둔 주부 신모씨(32)는 얼마전 아이가 던진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가 어떻게 그런 말을 알았는지, 혹시 어렸을 때 젖을 너무 일찍 뗀 것 때문에 그런 건 아닌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나 신씨는 이내 아이가 TV를 흉내내 ‘두유’를 ‘유두’로 말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헛웃음을 지었다. 주말마다 온 가족이 모여 보던 한 예능 프로그램을 아이가 따라 한 것이다.

단어를 뒤집어 쓰는 이른바 ‘아하 신드롬’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일상생활까지 급속히 퍼지고 있다. 특히 이 신드롬은 인터넷 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언어파괴 현상에도 일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유래된 이 신드롬은 포털 사이트 등에서 유해성 논란을 이유로 정해둔 금칙어 등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등 사회적인 파장도 적지 않은 형편이다.

MBC의 주말 예능프로그램인 ‘강력추천 토요일’에서 유래된 ‘아하 신드롬’은 정해진 시간 안에 단어를 거꾸로 말하는 게임이다.

이를테면 수요일은 ‘일요수’, 컴퓨터는 ‘터퓨컴’으로 대답하는 식이다. 유명 연예인이 출연해 귀여운 율동과 함께 하는 이 게임은 ‘머리가 좋아지는 게임’이라는 수식을 앞에 달고 어린이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단어를 거꾸로 쓰는 이 게임방식이 인터넷 등을 통해 생활속으로 깊숙이 침투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국내 대다수의 포털 사이트는 성이나 기타 폭력적인 단어는 금칙어로 지정돼 원천적으로 검색이나 등록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단어를 거꾸로 쓸 경우 이러한 제약을 전혀 받지 않는다.

실제로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스섹’, ‘동야’등으로 검색을 하자 수십, 수백여개의 카페와 관련 글이 미성년자 검증 절차가 생략된 채 나타났다. 이들 카페들은 동영상 상영이나, 윤락 관련 글을 버젓이 싣고 있다.

또 다른 포털의 경우 선정적인 사전을 올리고, ‘슴가’등의 뒤집은 제목을 달아 수십만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포털 사이트 관계자는 “금칙어를 거꾸로 사용하는 경우는 아직 염두해보지 못했다”며 “현재 금칙어에 뒤집은 단어까지 포함할 경우 금칙어가 안 될 단어가 얼마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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