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제품만… '가치 소비族' 는다

by 허승현 posted Feb 1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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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비싼 제품들의 판매가 늘고 있다.

올들어 소비심리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고가의 프리미엄급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양극화의 주역인 ‘큰 손’ 고객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고, 주가와 부동산 값 상승에 따른 자산증대로 눈높이가 높아진 중산층이 가세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제품에 아낌없이 돈을 투자하는 ‘가치 소비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의 화장품 바이어인 하동수(40)과장은 연초부터 잇따른 고가화장품 런칭에 눈코 뜰 새가 없다.

올들어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화장품의 판매가 폭증하면서 그는 세계 유명브랜드의 프리미엄급 초고가 제품군을 들여오느라 여념이 없다. 최근 출시한 프랑스 고급 수입화장품인‘시슬리 엘렉시어와 시슬리아’세트(108만5,000만원)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기초화장 제품도 아닌 노화방지나 피부 스트레스 해소 제품이지만 출시하자마자 하루 만에 매진됐다. 아무리 소비심리가 살아난다고 하지만 100만원대 화장품이 순식간에 동 날지는 하과장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이 같은 상황은 가전판매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신세계 백화점 본점 가전판매부는 500만원 대 이상의 PDPㆍLCD TV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급격한 판매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10.0%와 5.9%를 기록한 고가 가전 판매율은 올 1월 들어 38.5%로 급 반전했다. 특히 1,000만원짜리 이상 제품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어났다. 신세계 가전 바이어인 김희술 과장은 “이왕 준비할 상품이면 최고의 제품을 장만하고자 하는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이미 럭셔리급 제품들이 시장을 접수한 상태다. 수 억원 대 수입차와 국산 대형차가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것은 기본이고 아파트 몇 채 값인 최고급 수입차의 인기도 어느 때보다 높다.

현대차 그랜저는 1월에 8,117대가 판매되면서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최고 1억8,000만원 대의 폭스바겐 럭셔리 모델‘페이톤’은 국내에선 없어서 못 팔 정도다. 폭스바겐측은 페이톤에 대한 국내 주문물량이 밀려 독일 본사 차원에서 국내 고객을 위한 특별생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루이비통이나 샤넬, 에르메네질도 제냐, 살바토레 페라가모 등 명품브랜드 업체들도‘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와 비교해 1,2월 현재 평균 20~30% 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헐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신는 한 켤레 120만원 대 초 고가 구두를 판매하는 마놀로 블라닉은 지난해 에비뉴엘에 입점후 수요가 폭증하면서 압구정동 갤러리아에도 문을 열었다. 국내외 인기 스타들의 결혼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수 천만원대의 웨딩드레스를 판매하는‘베라왕’브랜드도 최근 결혼시즌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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