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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성인 콜라텍. 500여평의 공간이 수백명의 중장년층 성인들로 가득 차 있다. ‘어머나’에 이어 ‘네박자’ 노래가 메들리로 흘러나온다. 정장에 중절모를 쓴 할아버지, 멋진 핸드백을 든 할머니가 수시로 오가고, 볼룸 댄스에 어울리는 드레스를 입은 손님도 있다. 종업원이 한 구석에 짝 없이 우두커니 서 있는 할아버지를 보더니 손을 잡아 이끌어 즉석에서 짝을 찾아준다.

입구에서 두리번거리는 기자를 향해 임순애씨(62·여)는 “여기 나쁜 데 아냐. 와서 신나게 놀고 가. 얼마나 재밌는지 몰라”라며 손짓한다. 차금영씨(63·여)는 “옆에 있는 탑골공원에서 초라하게 찬바람 맞고 쓰러져 자는 것보다 여기서 하루 스트레스 다 푸는 게 훨씬 좋아” 하며 웃는다.

성인 콜라텍으로 노인들이 몰리고 있다. 쉽게 또래 노인들을 만나 사귈 수 있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한나절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콜라텍 사장 박영옥씨(48)는 “이곳은 노인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운동도 할 수 있는 ‘노인체육교실’”이라면서 “40년 전통의 카바레를 8개월 전 콜라텍으로 바꾸면서 퇴폐적인 분위기를 없애고 노인들의 건전한 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콜라텍 입장료는 남성 2,000원, 여성 1,000원. 용돈이 궁한 노인들도 부담없이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입장료를 아예 받지 않지만 노인들은 일찍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이 적다. 평일엔 400여명, 주말엔 800여명의 노인들이 와서 춤을 추며 시간을 보낸다. 콜라텍이 청소년들의 공간에서 노인들의 춤 공간으로 변한 것이다.

홀 바깥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술을 따로 팔긴 하지만 마시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손님들은 오히려 친구 사귀기와 춤추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진모씨(55·여)는 “젊은 애들 나이트 가는 것과 우리가 콜라텍 가는 거하고 똑같아. 그런데 우리는 술 못 마셔. 술 마시면 힘들어서 춤 못춘다”고 말했다.

콜라텍에 온 노인들은 처음엔 쑥스러워하다가도 이내 분위기를 즐긴다. 박진구씨(64)는 “여기 오면 다들 비슷한 나이고 늙었다고 눈치 보이지도 않고 춤 못춰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김동석씨(58)는 “친구가 간다기에 처음엔 늘그막에 웬 춤바람이냐고 주책이라 그랬는데, 정작 와보니 좀 쑥스럽긴 하지만 재밌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이 지난해 파악한 콜라텍은 서울 지역에만 82개이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콜라텍은 허가·등록 업종이 아닌 자유업종이라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영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노인들의 새로운 콜라텍 놀이문화에 대해 긍정적인 편이다.

서울시립대 이성규 교수(사회복지학)는 “경로당 등 옛 노인 복지시설로는 교육 수준이 높고 건강한 노년층의 욕구를 채워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상명대 이금룡 교수(가족복지학)도 “콜라텍은 노인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한 상황 속에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났다”며 “생존보다는 문화에 관심있는 노인들을 위해 지자체 등에서 나서 양성화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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