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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두고 임신한 장애인 아내와 어린 아들을위해 대형 할인점에서 식료품 등을 훔친 40대 가장이 경찰에 붙잡혔으나 딱한 사정이 인정돼 불구속 입건됐다.

26일 전북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김모(41.무직)씨는 21일 오후 1시께 군산시 경원동의 한 대형 할인점에서 가위로 도난 방지용 라벨을 잘라낸 뒤 우족(牛足)과 생선, 장난감 등 17만원어치를 옷 속에 숨겨 가지고 나왔다.

작년 7월 실직한 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수입이 끊기면서 다음달 출산하는 아내(41.지체장애 2급)와 아들(8)이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게 되자 그만 남의물건에 손을 대고 만 것.

`눈 딱 감고 한 번만..' 하는 생각에 물건을 훔쳤지만 김씨는 오랜만에 먹는 고기반찬과 새 장난감에 즐거워 하는 아내와 아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또 다시 범행을저지르게 됐다.

김씨는 이 할인점에서 25일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갈비와 생선, 출산용품 등 150만원어치를 훔쳤으며 이중 일부는 환불해 현금을 마련하기도 했으나 영수증도 없이 여러번 물건을 반품하는 김씨를 수상히 여긴 직원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김씨는 "가장 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남의 물건까지 훔치게 돼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다시는 나쁜 짓 하지 않고 일자리를 구해 떳떳하게 돈을 벌도록 노력하겠다"고 눈물로 선처를 호소, 불구속 입건으로 풀려났다.

경찰은 "김씨를 구속할 경우 거동을 잘 못하는 부인과 아들의 생계가 막막해지는데다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불구속 입건했다"며 "한순간 잘못된 선택을했지만 앞으로는 올바른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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