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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 멋진 딸로 키울 겁니다."

18세 소녀, 그러나 아기 엄마의 다부진 육아 계획이다. 최근 인터넷 싸이월드에서는 `18세 소녀의 육아일기`가 단연 화제다. 길거리의 쓰레기통, 심지어 공중 화장실에 버려지는 미혼모들의 신생아들이 늘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풍토에서 당당히 미혼모란 사실을 밝히면서 아이를 키우는 모습에 누리꾼들은 깊은 감명과 함께 박수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주영(경남 거창군 거창읍 대동리). 이제 꽃다운 나이, 열여덟 살이다. 아직도 앳된 얼굴이 가시지 않았다. 긴 생머리에 부츠를 신은 소녀는 입술이 약간 부르텄다. 그 모습에서 그 자신 어린 나이에 아기를 키우는라 고생하는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듯했다.

인터뷰 내내 휴대전화 시계를 보고 있었다. 늦은 오후라 시댁에 들어갈 시간이라는 것이다. 여느 며느리처럼 시댁 부모(예비)를 모시고 사는라 아무래도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는 당당한 18세 엄마, 어린 신부였다.


■ 뜻밖의 임신, 그러나 갈등은 없었다

예기치 않은 임신을 했다. 2003년 중학교 3학년인 15세 때였다. 남편(예비)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서로 고민을 하던 끝에 임신 5개월째인 2004년 4월 양가 부모에게 허락을 얻고 애를 낳기로 했다.

임신 8개월 때까지 고교(1학년)를 다녔으나 배가 불러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2004년 9월 아기를 낳았다. 어린 나이에 생각지 않은 임신. 놀랐고, 생각도 많이 했다. 하지만 갈등은 없었다. `낙태`는 추호도 생각한 적이 없었기 때문.

"비록 내 몸 속에 있는 아이였지만 그 아이는 하나의 생명체입니다. 생명을 없앤다는 것은 죄악이고, 평생 악몽에 시달릴 것 같아서요. 그래서 당당히 낳아 책임지고 싶었습니다."


■ 떳떳한 육아, 쏟아지는 격려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럴수록 더 당당하고 떳떳하게 아이를 키우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임신과 육아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아기를 낳아 키우는 과정을 하나하나 사진과 함께 육아일기를 썼다. 그러면서 `열여덟 살 왕초보 애엄마의 아가 키우기`라는 페이퍼(일종의 개인 신문)도 발행했다.

"아기를 키우다 보니 자연스레 육아에 대해 공부하게 되고, 너무 일찍 경험한 듯싶지만 공부한 모든 것을 예비 엄마들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육아 과정을) 하나씩 모았습니다." 어린 신부가 정성껏 만든 페이퍼는 구랍 26일 싸이월드 `오늘의 페이퍼`에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만든 미니홈피에도 아이 사진과 함께 키우는 과정을 소개했다. 18세 엄마가 딸과 함께 찍었던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조카 내지 동생 같아 보인다며 놀라워했다.

그의 미니 홈피 방명록에는 격려와 찬사를 아끼지 않는 수많은 글이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어린 나이에 애를 낳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이 아름답다"며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격려의 글들이다.

이 홈피는 지난 11일 `싸이월드 투데이 멤버`(이하 투멤)에 선정됐고, 하루 방문자가 25만 명에 이르렀다. 신생아들을 죽이고 버리는 것이 일상화했지만 이 일기를 보면서 미혼모들이 힘을 얻고 있다. 한 미혼모는 "이주영 씨가 너무 자랑스럽다. 미니 홈피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저도 18세에 아이를 낳았는데. 지금은 11년이 지났답니다. 지난 11년을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힘내시고 아이 잘 키우세요"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 윤현이는 스물다섯쯤에나

어린 신부는 현재 아기의 아빠가 군 복무 중(2004년 10월 입대)이라 시댁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제가 많이 어려서 그런지 시부모님들께서 자식처럼 잘해 주신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오는 3월엔 대구에 있는 방송통신고등학교에 등록을 할 예정이다. 그래서 못다 한 학업의 꿈도 키울 작정이다. 또 남편이 올 10월 제대하고 자신이 고교를 마치면 그때쯤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어머니 박연희 씨(40)는 "주영이가 앞으로도 계속 정정당당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어린 신부는 "많은 분들의 질책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격려해 주신 분들이 많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면서 "제 소망상자(싸이에서 지인으로부터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적어 놓는 곳)를 보고 도토리를 선물해 주신 정말 고마운 분들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래의 소녀들처럼 연예인 김제동과 가수 god를 좋아한다는 어린 신부는 "윤현(딸 이름)이를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행복하게 키울 거"라면서 "제가 너무 일찍 아이를 낳아 윤현이는 스물다섯 아니면 스물여섯쯤 시집 갔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결혼식을 올리면 예쁜 한복을 입고 싶다는 이주영 씨가 한복점에서 한복을 입어 보고 있다.

두살 아래인 동생 소영(오른쪽)이와 함께 윤현이를 잘키우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모델이 꿈이라는 동생은빨리 이모란 소리를 듣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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