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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지난해 10월 MBC 고위간부를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을 언급하며 < PD수첩 >에 압력을 가하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MBC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황 교수는 지난 10월 23일 정흥보 MBC 보도본부장을 만나 < PD수첩 >의 취재에 대해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 황 교수는 이날 "< PD수첩 >의 한학수 PD가 미국 피츠버그대 파견 연구원들을 찾아가 무리하게 취재한 일이 있었다"며 MBC에 유감을 표명했다.

황 교수는 또 "지난 10월 18일 세계줄기세포 허브 개소식에 참석한 노 대통령이 내게 '청와대에서 식사나 한번 하자'고 얘기해서 내일(10월 24일) 청와대에 점심 먹으러 들어간다"며 "노 대통령을 만나면 < PD수첩 >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 교수 "대통령 만나면 <PD수첩>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 본부장은 황 교수의 서울대 수의학과 3년 후배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황 교수가 < PD수첩 >의 전방위 취재에 압박감을 느낀 나머지 평소 친분이 있던 정 본부장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

MBC의 한 관계자도 이에 대해 "황 교수가 '나는 대통령을 만날 정도의 힘이 있으니 알아서 처신하라'는 경고성 발언을 한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정 본부장은 "내가 한학수 PD를 아는데, 그럴 사람이 아니다"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겠지만, 노 대통령에게까지 그런 얘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황 교수에게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본부장은 4일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오히려 황 교수에게 '한 PD가 취재 요청을 하면 적극 응하라. 피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이후 10월 31일 한 PD와 인터뷰에 응했다.

최승호 책임PD도 황 교수가 보도본부장을 만나 '대통령 독대' 얘기를 한 사실을 일찌감치 전해들었지만, 한 PD에게는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이 방영되는 날짜(2005년 11월 22일)가 확정된 뒤에야 귀띔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난자의혹' 방송이 나간 뒤 비난여론이 빗발치는 등 < PD수첩 >은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다. 결국 지난 12월 4일 강압취재 증언이 담긴 YTN의 연구원들 인터뷰가 나가자 MBC는 사과방송과 함께 < PD수첩 > 방송중단을 단행했다.

이후 12월 11일에는 방송재개 여부를 놓고 MBC 보도국 기자 100여 명이  최문순  사장에게 "2탄은 과학계 검증이 끝난 뒤 내보내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등 < PD수첩 > 보도국과 시사교양국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청와대 "최근 황 교수 따로 만난 적 없다"

청와대 측은 노 대통령이 세계줄기세포 허브 개소식 이후 황 교수를 따로 만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럼에도 황 교수는 이전에도 청와대의 전폭적인 신임을 활용하려는 시도를 벌인 사실이 포착됐다.

최근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부의 연구비 지원이 확정된 직후 황 교수 부인이 감사의 뜻을 전하겠다며 노 대통령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노 대통령이 응하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는데 황 교수 부부를 청와대에 불러 사진찍고 격려했더라면 어쩔 뻔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오마이뉴스>의 확인 결과,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지난해 12월 15일 "줄기세포가 없다"는 폭탄선언을 하기 전까지 MBC의 일부 고위간부들은 청와대 지인들로부터 <PD수첩> 방송에 대한 우려를 전달받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황 교수팀의 주장에 경도돼 이번 사건을 오판한 정황도 발견되고 있다.

박기영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노 대통령에게 <PD수첩> 취재에 대해 보고한 것은 2005년 11월 초순. 노 대통령은 11월 27일자 <청와대 브리핑> 기고에서 "수십 명의 교수, 박사들이 황 교수와 짜고 사기극을 벌이고 있고, 세계가 그 사기극에 놀아나고 있었다는 말인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도 11월 28일 김형태 변호사로부터 "<PD수첩>이 황 교수의 줄기세포 DNA를 검사했는데 논문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말을 들었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한 관계자가 같은 시기 서울대 관계자로부터 같은 얘기를 들은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김 실장이나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이 같은 사실을 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노 대통령은 MBC의 '취재윤리' 사과방송이 나온 다음날(12월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 검증이 이 정도에서 정리되길 바란다"는 말로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다.

'황우석 사태'를 직접 취재했던 한학수 PD는 4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해도 해도 정말 너무 한다. 방송 못 나가게 하려고 황 교수가 그런 일까지 했나 하는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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