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도 황우석에 속았다?

by 인선호 posted Dec 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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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의 논문과 연구성과가 조작으로 밝혀지면서, 정치권과 청와대의 책임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야당 일부 인사와 시민단체들은 황 교수 사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도 황 교수의 연구성과에 속은 것이 아닌가 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다름 아닌 지난달 27일 노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직접 기고한 글을 살펴보면 노 대통령도 논문조작이 밝혀지기 전까지 이런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을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노 대통령은 당시 기고에서 MBC PD수첩이 황 교수 줄기세포에 관해 취재를 한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박기영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의 보고) 처음 취재방향이 연구자체가 허위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 말을 들은 노 대통령은 “참으로 황당했다”고 당시 심정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수십 명의 교수, 박사들이 황 교수와 짜고 사기극을 벌이고 있고, 세계가 그 사기극에 놀아나고 있었다는 말인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말의 의미는 노 대통령이 당시 황 교수의 연구성과에 대해 100% 믿고 있었다는 말로 받아들여진다.  

이어 노 대통령은 “그렇다고 대통령이 나서서 뭐라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지만 경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발언의 의미를 살펴볼 때, 노 대통령은 황 교수 연구성과에 전혀 의구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하면 결국 청와대 참모진, 특히 황 교수 연구의 전폭적인 지지자이자 대통령과의 가교 역할을 했던 박기영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의 해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왜냐하면 박 보좌관도 황 교수에게 속았거나, 아니면 어느 정도 사태의 내막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게 잘못된 보고를 했거나 둘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현재 박 보좌관은 언론과의 접촉을 일체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와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가 모인 생명공학감시연대는 23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청와대의 박기영 보좌관, 김병준 정책실장,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 등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들은 그동안 황 교수에 대한 적극적 후원자를 자처하면서 황 교수에 대한 각종 정책적 지원을 쏟아낸 장본인이다. 따라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검증조차 없이 막대한 국가 예산을 지원하고, 심지어 국가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결정했다는 비난과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황 교수의 연구성과에 대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이로 인해 국민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관련 사실을 규명함으로써 혼란을 수습해야 할 당사자들임에도 나몰라라하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거나 검증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황 교수를 두둔하기에 바빴다”고 비판했다.

감시연대는 “특히 박기영 보좌관은 2004년 논문의 공동저자로 황우석 교수의 적극적 후원자임을 자임하면서 각종 정책을 쏟아낸 장본인이며, 최근 윤리문제와 논문의 진위문제가 불거졌을 때에도 자신의 이해관계로 인해 대통령에게 왜곡 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하면서 “이런 행동은 결코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 만약 이들 공직자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박 보좌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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