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조작만으로도 중징계 불가피”

by 인선호 posted Dec 2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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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검증하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은 23일 발표 뒤 일문일답에서 황 교수가 논문 조작을 지시해, 중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문 조작은 황 교수가 직접 지시했는가.

=논문 작성시 줄기세포주가 2개밖에 없는 상황에서 11개로 만든 것은 황 교수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황 교수도 일부 인정하고 있고 연구원의 진술도 뒷받침하고 있다.

-다른 교수들과 관련자들도 조작 내용 파악하고 있었나?

=현재 여기에 관련된 사람들이 얼마나 조작에 가담했고 책임이 있는지 아직 조사위가 조사 중이다.

-황 교수에 대한 징계는 어떻게 되나?

=논문 데이터 조작 사실만으로도 중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최종 결과를 기다려 결정할 예정이다. 다른 교수들의 징계도 최종 결과가 나와야 한다.

-오염사고 이후 줄기세포 6개를 추가로 만들었다는데 그 6개도 실재하지 않는 것이냐.

=현재 실험실에서 (세포주) 6개를 키우고 있다. 그게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키우고 있는 세포들과 냉동 보관된 것 9종(2·3번 라인, 2004년에 만들어진 1번 줄기세포, 콜로니 상태의 4개 세포, 논문 제출 뒤 4월2일 새로 만들었다는 2개)씩 (디엔에이) 분석을 의뢰했다.

-어떤 시료를 분석 의뢰했나?

=앞서 말했듯 냉동보관 중인 세포주 9종과 이를 녹여 배양 중인 세포주 9종(황교수가 이야기한 5종이 포함), 또 환자 체세포 13종(실험실에 있던 것 전부), 테라토마 조직 3종, 스너피 혈액 관련(스너피, 세포 공여 개, 대리모 개) 3종을 의뢰했다.

-논문 발표 전후로 6개 만들고, 또다시 3개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이들은 실제 만들어진 것인가.

=장부에는 만들어졌다고 돼 있다. 그밖에 다른 증거는 없다.

-오염사고로 죽었다는 말은 사실인지 확인한 것인가.

=사고가 일어나서 다 없어졌다고 연구원들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진술에 의해 판단한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를 했는가.

=아직 김선종 연구원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아 조사할 수 없었다. 김 연구원과 면담을 하면 의혹의 많은 부분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가 사진이 실수로 중복됐다는 식으로 얘기 했는데, 섀튼이 (논문 조작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가?

=지금으로서는 섀튼 관련 정보는 별로 없는 상황이다.

-황 교수팀은 185개 난자를 사용했다고 했는데, 실제 사용한 난자 수와 동일한 것인가.

=조사를 하고 있는데 사이언스 논문에 보고한 난자 개수보다 훨씬 많다는 것으로 현재 파악하고 있다.

서울대, 중간조사 발표문
난자 185개로부터 11개의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하였다고 보고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진위에 대해 조사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논문에 사용된 줄기세포주의 숫자=체세포 복제를 통해 만들었다는 줄기세포주는 논문이 투고될 시점인 3월15일에는 2개만 존재했다(2·3번 라인). 나머지 9개의 줄기세포 중 4개는 오염사고로 1월9일에 이미 죽어버렸다고 하고, 2개는 장부 상에 줄기세포로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

나머지 3개는 3월9일에 콜로니(세포덩어리) 상태로 관찰됐으나, 논문이 제출된 시점에는 아직 줄기세포로서의 성질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2005년 논문에 보고된 11개의 줄기세포주에 대한 각종 실험 데이터들인 면역염색현미경 사진, 디엔에이(DNA)지문 분석, 테라토마(기형암) 형성, 조직적합성 분석은 모두 2개의 세포주를 사용하여 만들어낸 데이터였다. 이 2개의 세포주(2·3번)가 과연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인지는 어제 의뢰한 디엔에이 분석 결과가 나오면 확인될 수 있다.

논문의 디엔에이지문 분석 데이터=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제대로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디엔에이 분석 데이터는 줄기세포와 핵을 제공한 환자 체세포의 디엔에이를 각각 분석한 것이라고 논문에 쓰여 있다. 그러나 디엔에이지문 분석을 의뢰할 때 두 종류의 세포를 따로따로 보낸 것이 아니라, 2·3번을 제외한 나머지 9종은 한 환자의 체세포를 두 튜브로 나누어 분석을 의뢰했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두 가지 데이터가 동일하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테라토마의 형성=논문에는 7개의 세포주에 대하여 테라토마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하고, 추후 이것을 다시 3개로 정정하였으나, 사실은 2·3번 2개의 세포주에 대해서만 테라토마 형성이 확인됐다.

이상의 사실들로 미루어 볼 때,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데이터들은 단순한 실수에 의한 오류로 볼 수 없고, 2개의 세포주에서 얻어진 결과를 11개로 불려서 만들어낸 고의적인 조작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연구데이터의 진실성이 과학을 떠받치는 기반임을 상기할 때, 이와 같은 잘못은 과학의 기반을 훼손하는 중대한 행위로 판단된다. 조사위는 황 교수팀이 확립했다고 하는 추가적인 세포주들이 과연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인지를 디엔에이 분석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대해 제기된 의혹과 복제개 스너피에 대해 제기된 질문들도 검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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