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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벽을 쌓고 자기만의 공간에 갇혀 버린 ‘은둔형 외톨이’ 김민수(16·가명)군.서울 동남정신과의원에서 심리상담을 받고 있는 민수는 ‘세상이 싫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우리사회에 늘어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 세계를 민수를 통해 알아본다.

‘덜그럭 덜그럭.’ 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볕에 잠이 깼다. 커튼 때문에 방안은 어두컴컴했지만 시계는 오후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또 지겨운 하루가 시작되나 보다. 남들은 학교에 있을 시간이지만 난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2개월만에 그만뒀고 이렇게 방안에서만 뒹군지 벌써 7개월째다. 머리 자르는 것도 잊었고,세수를 하거나 이빨을 닦은 지도 며칠이 된 것 같다. 그간 몸무게도 10㎏이나 빠졌다.

오늘은 뭘하며 하루를 보낼까. 하긴 할 일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거실로 나갔더니 주방에 있던 엄마가 안방으로 들어간다. 엄마는 나를 두려워하고 피하고 있다. 내가 번번히 엄마와 마주치기만 해도 왠지 가슴에서 뭔가가 치밀어 올라 화를 내기 때문일 것이다.

난 한번도 버스나 지하철을 타 본적이 없다. 어려서부터 엄마가 학교에 데려다 주고 또 집으로 데려왔다. 우리 부모는 내가 좋은 대학에 가길 소망했고,강남으로 이사와 이름난 중학교에 입학시켰다. 친구들도 엄마가 허락하는 아이들만 만날 수 있었다.

난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 원래 사람 사귀는 것에 서툰데다 키도 작고 성적도 안좋다 보니 학교에서 왕따 취급을 당했고 친구들에게 맞는 일도 일상이 됐다. 학교에 가기 두려웠고 싫었다. 그래도 부모님은 입버릇처럼 “학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 한다”고 강요했다. 내 마음은 알려고도 않는 엄마,아빠가 미웠다. 중학교 3학년때인 지난해 가을 결국 난 거울을 깨고,TV를 부수며 하소연했다. 말리는 엄마에게 침도 뱉고 주먹도 날렸다.

그 일로 난 한달이나 정신병원에 갇혀있어야 했다. 퇴원 후 세상이 더 미워졌다. 부모를 비롯해 세상 모두가 날 배신한 것이다. 그래서 점점 사람들 만나기를 꺼려했고 결국 지난 봄에 학교를 그만뒀다.

냉장고에는 엄마가 사다 놓은 간식거리가 잔뜩 들어 있었다. 몇가지 먹을 것을 챙겨 거실 컴퓨터에 앉아 늘 그렇듯 게임을 시작했다. 저녁때 인기척이 나더니 아빠가 돌아왔다. 대기업 간부인 아빠는 말없이 나를 지나쳐 안방으로 들어갔다. 화장실을 쓸 일이 있기까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어짜피 상관없다. 세상엔 나 하나니까. 게임이 지겨우면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고,만화책도 뒤적이다 보니 새벽 6시가 됐다. 슬슬 잘 시간이다. 이 시간만 되면 난 더욱 슬퍼지고 무기력해 진다.

은둔형 외톨이 현황과 원인은?…고위험군만 5600명

은둔형 외톨이 등 사회부적응 청소년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는 학교와 친구 등 외부와 접촉을 피하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폐쇄적으로 생활하는 청소년을 일컫는 말.학업 결손 등으로 이들 청소년은 향후 '반사회적' 내지 '비사회적'인 성인으로 '고착'될 수 있는데다 자칫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높아 교육당국의 관심이 시급하다.

은둔형 외톨이 등 사회부적응 청소년에 대해 아직 국내에선 정확한 규모와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다만 최근 청소년위원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만 보며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는 '은둔형 외톨이 위험군' 고교생의 수가 4만3000여명에 이른다.특히 이 가운데 학업까지 포기한 고위험군은 56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하지만 중학생 등이 포함된 상세한 실태조사는 행해지지 않고 있다.

청소년위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1990년대 후반 이후 '히키코모리'라 불리는 은둔형 청소년이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으며,아직도 히키코모리는 130여만명이나 된다.

전문가들은 우선 '대입 만능주의'로 대표되는 교육현장의 과도한 경쟁이 이러한 청소년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진단한다.여기다 인터넷과 인터넷 게임의 급속한 보급,집단 따돌림,부모의 무관심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방치하고 질책하기 보다는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필요

은둔형 외톨이 증세는 개인적,가정적,교육적,사회적 요인들에 의해 복합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기간에 대처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들 청소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질책하고 배제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다만 무조건 기존 학교나 사회의 틀에 끌어들이기보다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익혀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남정신과의원 여인중 원장은 "은둔형 외톨이 증세인지 약물 치료가 필요한 일반 정신병인지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겠지만 여리고 깨지기 쉬운 마음을 가진 은둔형 청소년들에게 '가족과 사회는 너희들을 버리지 않았다'는 식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지영 정신보건 사회복지사는 "자세히 관찰해 보면 민수도 '나를 꺼내 달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던지고 있었다"며 "가족들이 언젠간 괜찮아 지겠지하며 방치하고 피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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