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동아시아 국제회의에서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으로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 왕따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베이징 6자회담,11월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이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정상회의에서도 일본의 왕따는 계속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12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시내 호텔에서 회담을 갖고 ‘아세안+3’ 기간중 의례적으로 개최됐던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무산된 책임이 전적으로 일본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두 정상은 특히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및 역사인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린 KLCC(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 대기실에서 회의 직전 고이즈미 총리는 우연히 3국 정상이 만날 기회가 생기자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섰지만 분위기는 다소 썰렁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아세안 국가끼리의 회의가 있어 먼저 대기실로 안내를 받아 들어와 기다리던 노 대통령을 비롯해 원 총리와 고이즈미 총리가 4∼5분간 한류를 화제로 환담했다”고 소개했다. 먼저 고이즈미 총리는 노 대통령을 향해 “일본에 한류열풍이 높고,중국에도 한류열풍이 높다”며 대화분위기를 유도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문화적 현상을 본다면 2500년전부터 중국의 문화가 한국에 유입됐고,100년전부터는 일본문화가 한국에 유입됐으며,5년전부터는 한국 문화가 두 나라로 가고 있다”면서 “한류를 상업적 이익 보다는 3국간 문화적 공감대를 구축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만 말했다. 이후 원 총리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서 정상회의장으로 들어가 버렸고,고이즈미 총리는 노 대통령에게 추가로 최근 일본에서 있었던 한국 공연과 관련한 얘기를 꺼내는 등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앞서 8일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말레이시아 현지 중국어 신문인 ‘신쭈짓뽀’ 와 회견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중·일관계가 악화되는 바람에 ASEAN+3 내부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면서 “일반 국민은 모르겠지만 총리는 참배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