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치혀로 친구돈 1000만원 뜯은 고교생

by 우현민 posted Dec 0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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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행실이 조용하던 고등학생이 ‘세치 혀’만으로 동창들에게 금품 1000만원을 뜯어오다가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2일 중학교 동창생들을 협박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상습공갈)로 김모(17)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2월부터 중학교 동창인 문모(18)군 등 3명에게 10개월에 걸쳐 현금 100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평소 학교에서 조용한 학생이던 김군은 문군 등의 집안환경이 좋아 돈이 넉넉하다는 사실을 알고 이들에게 접근, “너희가 중학교 시절 한 학생을 괴롭힌 사실을 학교 ‘짱’인 친구가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니 친구인 내가 잘 달래보겠다”고 속여 상납 명목으로 매달 한 사람 당 60만∼70만원씩 받아 챙겼다.

김군은 이어 “돈이 모자라면 애완견을 키워 새끼를 팔면 된다”며 피해학생 중 한 명에게 받은 돈으로 한 마리에 70만∼80만원 하는 임신한 애완견을 사주며 강제로 기르도록 했다.

하지만 이 애완견이 새끼를 낳기 전에 죽어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상납 명목으로 계속해서 돈을 갈취했다. 이런 식으로 김군이 받은 돈은 모두 1079만원. 실제로 김군은 자신이 친하다고 주장한 학교 ‘짱’ 장모군과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문군 등은 자신들이 건넨 돈이 실제 장군에게 전달되는지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었지만 김군의 그럴듯한 협박에 속아 부모에게 학원, 교재비 등 명목으로 매달 돈을 받아서 김군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김군은 반에서 조용하고 싸움을 잘하지도 못해 실제로는 반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할 정도로 조용한 성격이었다”며 “말 그대로 ‘세치 혀’로 친구 3명을 속여 1000만원이나 받아낸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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