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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길동에서 사는 하금자씨(62)가 30여년 전 헤어진 딸 채선경씨(34)를 찾고 있다.

하씨가 딸과 헤어진 것은 지난 72년. 막내딸 선경씨를 포함해 1남2녀를 두고 있던 하씨는 남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살 길이 막막해졌다.여섯살 난 아들은 고모 집에 맡기고 세살 아래인 큰딸은 외갓집에 맡겼지만 9개월 된 막내딸을 맡아 줄 사람이 없었다.그때 고종사촌 올케가 서울 화곡동에 사는 부잣집을 알고 있는데 손이 귀한 집이어서 데려다주면 잘 키워줄 것이라고 했다.

“그때가 아마 1972년 3∼4월께였을거에요. 빨간 포대기에 아이를 싸서 그 집 앞에 놓아둔 후 골목 한켠에 숨어 있었어요. 아이가 소리높여 울자 온동네 개들이 짖어대기 시작했고 얼마 후 그 집 대문이 열리고 한 할아버지가 아이들 들고 들어갔어요.”2년 후 하씨는 친척집에 맡겼던 두 아이를 다시 데려오고 어려운 살림이나마 서울 신길동에 정착할 수 있었다.그러나 남의 집에 맡긴 막내딸을 찾아올 엄두가 나지는 않았다.이제와서 아이를 돌려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화곡동 부잣집에 아이를 맡긴지 12년이 지난 84년. 불현듯 막내딸이 보고싶어졌다.먼발치에서라도 딸의 모습을 보고 올 요량으로 무작정 화곡동으로 갔다.동네사람에게 물으니 그 집에는 열댓살된 여자아이가 있다고 했다.그 집 앞을 서성이길 5∼6시간. 드디어 여자아이가 나왔다.아이에게 다가가 나이와 이름을 물었더니 나이는 열살이고 이름은 이혜영(가명)이라고 했다.“그래 우리 선경이가 잘 크고 있구나.” 하씨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 아이는 하씨의 딸 선경이가 아니었다.하씨는 그런 사실을 지난해가 돼서야 알았다.

2년 전 사고로 큰딸을 여의고 난 뒤 하씨는 막내딸이 부쩍 보고싶어졌다.그래서 이산가족 상봉을 주선하는 모 방송국에 편지를 보냈다.얼마 후 방송국으로부터 전화가 왔다.조사 결과 하씨가 딸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는 하씨의 딸이 아니라 그 집의 친딸이라는 것이었다.하씨는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듯했다.

“수소문해 봤더니 그 집에서 아이를 바로 파출소에 맡겼다고 합니다.그것도 모르고 저는 그 아이가 우리 딸인줄 알고 살아왔습니다.서울 화곡파출소에 맡겨진 것까지는 파악을 했지만 그 다음에 어디로 보내졌는지는 아직 확인을 못했어요. 1972년 3∼4월께 화곡파출소에 근무했던 분이 이 기사를 보고 꼭 연락을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씨는 꾹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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