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산가족 취재 방해… 뉴스송출 막고 취재수첩 빼앗아

by 운영자 posted Nov 1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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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금강산에서 8~10일 열린 제1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취재 중인 남측 기자들의 기사를 문제 삼아 현장에서 취재활동을 저지하고 취재수첩을 빼앗기도 했다.

8일 낮 이산가족 상봉 현장을 취재하던 SBS 기자가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때 납북 이산가족을 포함시키는 방식을 유지하면서 북측에 전향적인 자세 전환을 요구할 계획’이라는 대목을 녹화하자, ‘납북’과 ‘전향’이라는 용어를 문제 삼아 녹화를 못하도록 했다. 이에 기자가 “통일부 방침을 전하는 것일 뿐”이라고 하자, 북측은 통일부가 납북자라는 용어를 쓰도록 지시했다며 우리 당국의 사죄까지 요구했다.

이날 오후 7시쯤 북측 관계자들은 KBS와 SBS가 뉴스를 위성으로 송출하려 하자 다시 기사내용 중 ‘납북’ ‘인민군 포로’ ‘북에 끌려간’ 등의 표현을 거론하며 위성 송출을 막았다. 이에 따라 SBS는 송출을 포기했고, KBS는 표현을 수정해 송출했다.

이에 남측 공동취재단은 “북한이 기사 내용을 사전에 파악해 문제 삼는 것은 사실상 사전검열”이라고 항의했지만, 북한은 상봉 행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이어 9일 아침엔 SBS 기자의 취재 제한을 통보했고, 실제로 취재를 가로막아 SBS는 이날 관련 뉴스를 현지에서 제작하지 못했다. 북측은 또 10일 오전 납북된 동진호 선원 정일남씨 모자 상봉을 취재 중인 YTN 기자의 취재수첩을 빼앗았다가 3시간쯤 지나 사과하면서 돌려주기도 했다.

통일부 기자단은 이와관련, 10일 성명을 내고 “북한의 행위는 언론자유를 심각히 침해한 중대 사태”라며 북측에는 책임자 문책과 사과, 우리 정부에는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봉조 통일부차관은 “진상을 파악해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하겠다”면서도 “남북 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취재 방식도 유연함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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