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김치업체 '날벼락' '억울'

by 우현민 posted Nov 0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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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천 기자 = 3일 기생충알이 검출된 것으로 발표된 전국 16개 김치 제조업체들은 저마다 침통한 표정속에 사태 추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상당수 업체는 국내산 재료를 구입해 철저한 위생관리속에 양심껏 김치를 만들었는데도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너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일부는 공장 가동을 멈춘 원인파악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일부는 김치를 담그는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소금물로 3회 이상 세척하고 거래처인 특급호텔에서도 인력을 파견해 위생상태를 감독하고 있다"(경북 경주 남산식품), "배추를 재배할 때 돈분이나 우분을 사용하기 때문에 어느 회사 제품이라도 기생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경기 안산 울엄마), "세척 등 위생관리는 어느 곳보다 철저했다고 자부했는데.."(제주 무궁무진식품), "내 죄라면 기생충 알이 든 사실을 모르고 국산 재료를 구입한 것일 뿐"(전북 익산 미인김치)

이 처럼 전체적인 분위기는 기생충알 검출 소식이 청천벽력같고 억울하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미인김치 대표 백모(53.여)씨는 "비록 시설은 영세하지만 어린 학생들과 우리 가족이 먹는 음식인 만큼 모든 정성을 다해 만들어 왔다. 지금 당장 압류된 김치를 먹으라면 먹어보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북 김천의 시원식품 대표 이모(40.여)씨도 "국산 재료만 사용하면서 나름대로 양심껏 제조한다고 생각했는데 당황스럽다"면서 "처음부터 자동세척기를 갖추라는 얘기를 안해놓고 문제가 되니 거론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흥분했다.

충북 제천 전원김치 사장 김모(53)씨도 "믿지 못하겠다. 와 보면 알겠지만 직원들이 공장안으로 들어가기 전 살균시설을 2번이나 통과한다"며 "만약 행정기관에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다면 곧바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다만 충주의 참식품측은 "공장 확장 공사 과정에서 탱크 등 주변 관리를 하지 못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며 "차라리 공사를 중단하고 회사를 정리할 생각도 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전북 완주의 청정식품 고모(41) 대표도 "이제 공장 문을 닫고 정리하는 일만 남은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이날 한성식품 진천제1공장, 참식품, 충북 청원 초정식품, 청정식품, 제주 원식품 등은 공장 문을 닫거나 아예 가동을 중단한 반면 광주 최대 규모로 2003년까지 수출 1천만달러를 달성하고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까지 받았다는 내고향식품영농조합법인과 전원김치, 울엄마, 충남 당진 주영식품 등은 정상 가동됐다.

울엄마 공장이 위치한 안산시는 "기생충은 기존 검사항목에 없는 것으로 현재는 이물질로 규정하고 있다"며 "행정처분의 경우 영업정지나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으나 전국적으로 같은 사안이어서 판단을 유보하고 식약청의 지시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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