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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부의 신혼 생활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4일 방송된 MBC 파일럿 프로그램 `신혼일기`에 출연한 박준환, 이정진 부부.

방송에 따르면 남편 박씨는 결혼 전 목욕 관리사로 일했다. 성실한데다 직업에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던 그는 목욕 관리사로서 목욕탕 사장에게 인정받고 있었다. 그런데 목욕 관리사란 직업 때문에 여자 친구를 쉽게 사귀지 못했다.

그때 박씨는 친구의 소개로 한 여성을 만나게 됐다. 바로 지금의 아내였다. 당시 그는 친구의 충고를 받아들여 아내에게 목욕 관리사라는 자신의 직업을 감추고 식당을 운영한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 후 두 사람의 관계는 발전해 결혼까지 생각하게 됐다.

양가 집안 인사를 앞두고 박씨는 고민에 빠졌다. 평소 자신의 직업을 밝히려고 했지만 차마 용기를 낼 수 없었다.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던 것. 하지만 그 또한 쉽지 않았다. 그 때마다 목욕탕 사장은 박씨에게 힘을 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박씨는 용기를 내 아내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비 장인이 바로 목욕탕 사장이었다. 사장 또한 그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사장은 결혼을 반대했다. 박씨 또한 자신이 목욕탕 관리사라는 사실을 밝히며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고 헤어지려고 했다.

그때 아내는 뜻밖의 말을 했다. 이미 그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 첫 만남을 가진 얼마 후 박씨의 친구를 통해 목욕 관리사라는 사실을 알았다.

아내는 “거짓말 할 때 마다 마음은 아팠지만 사랑했기 때문에 그래서 한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박씨가 그 거짓말을 덮을 만큼 좋은 사람인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아내는 “직업이 무엇이든 내 사랑을 포기할 수 없다”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아내의 뜻에 강경했던 장인의 반대를 이겨내고 두 사람은 결혼에 성공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씨 부부가 출연했다. 남편은 아직 장인에게 결혼 허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장인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 박씨는 이 소식을 전하며 “당시 장인의 마음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며 안타까움과 죄스러운 심정을 고백했다.

그때 아내는 또 다른 사실을 전했다. 죽기 전 딸을 따로 부른 아버지는 “네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네가 정말 행복할 수 있다면 지금 내가 허락한다고 말은 못하지만 잘 살아라”는 말을 했다고 아내는 전했다. 결국 박씨를 사위로 받아들이고 두 사람의 사랑을 인정한 것이다.

부부는 방송에서 “저희들 너무 행복하고, 지금 보다 더 행복하게 살도록 잘 살겠다”며 잘사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신혼일기’는 현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중장년층이 겪었던 ‘위기의 신혼 이야기들’과 다양한 사연을 통해 우리시대 결혼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프로그램이다. 유정현 박미선의 진행으로 30~50대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된 사연을 재연하고 선정된 당사자 네 부부가 직접 출연해 그에 얽힌 이이야기를 함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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