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이 '왕따" 당하고 있는 진짜 이유

by 우현민 posted Sep 1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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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없으면 나라가 조용할 것이다"라고 한 노대통령의 말은 정확했다.노 대통령의 말이 정확한 경우는 참 드문 일이다.그러나 노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노 대령에 대한 지지도는 쑥쑥내려갔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20% 미만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은 국가 전체가 참으로 불행한 것이다.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을 즐기는 풍토는 그래서 사실 개탄할 일이지만 적어도 상당수 국민들은 지금 어찌된 것인지 국가적 불행을 즐기고 있다.


'태풍과 대통령이 한국의 골치'라고 했다면 태풍은 순간적으로 그냥 지나가는 것이지만 노 대통령은 적어도 2년 이상 청와대를 지켜야 한다는 현실에서 자칫 국민적 골치는 2년 이상 계속될지도 모른다.이것 역시 불행한 것이다.


노 대통령이 걱정한 태풍은 이제 지나가고 청명한 가을 하늘이 계속되고 있다.그러나 또 하나의 걱정꺼리인 대통령이 이제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온다.좁은 땅덩어리에서 우리끼리 싸우는 싸움터를 잠시 떠나 태평양 상공을 왕래하면서 국민들의 골치꺼리가 아닌 존경과 사랑을 받는 대통령으로 남은 2년 반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두 달 넘게 연정을 구걸하는 모양새를 탈피하고 대통령의 체면을 회복하는 길은 정녕 없는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할 시점이다.


노 대통령이 지역구도를 타파하고 상생과 화해를 위해 '연정'을 하자는데 야당이 이를 거절했다는 것은 단순한 논리로 볼 때 야당은 지역구도를 원하고, 상생과 화해 보다는 투쟁과 분열을 즐긴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화해와 상생을 하자는 노 대통령의 정치적 제안이 따돌림 당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그 이유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아니면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척 하기 때문일 것이다.


노 대통령이 자존심을 깡그리 내팽게치고 제안한 연정이 무시당하는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매번 입만 열면 거짓만 하는 사람이 어느날 무슨 말을 하면서 '이번에는 정말로 진짜'라고 아무리 목소리를 높힌다고 해도 그것이 통할리가 없다는 상황 논리다.양치기 소년의 외침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의도 와는 무관할지라도 결과적으로 분열을 야기시킨 수 많은 정치적 발언과 행위를 해왔다.그래서 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분열을 부추기는 지도자로 국민들에게 널리 인식되어 졌다.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민주당을 쪼게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이다.


그 후에도 민주당을 깔아뭉게는 수 많은 말을 쏟아냈다.그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지난해 4.15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찍으면 한나라당이 된다"는 발언이다.이 발언은 급기야 선관위로부터 부적절한 것으로 판명받고 나아가서 대통령 탄핵사유로까지 이어졌다.


최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 민주당은 호남당이었기 때문에 분당해서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는 발언도 민주당을 깔아뭉게는 대통령의 어록에 삽입된 발언이다.화해와 상생, 지역화합을 주창하는 그 순간에도 호남지역과 민주당을 깔아뭉겐 것이다.어불성설이고 앞뒤가 전혀 맞지않는 논리다.때문에 연정은 헛구호가 되고만 것이다.민주당은 상생과 화해의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는 뜻인가,
노 대통령에게 이제라도 진정성을 갖추어 연정을 살려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연정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을 통해 지역화합과 상생과 화해를 위한 정치는 필요한 것이기에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노 대통령에게 슬그머니 귀띔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어려운 말도 아니다.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말이다.그것은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초심이란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 후보가 되었을 때의 마음과 다짐, 민주당 당내 경선을 위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국민경선을 벌였던 그 당시 순수한 마음으로 일단 복귀하라는 것이다.


지극히 일반적인 상식이지만 엉클어진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모든 작동중인 프로그램을 전부 닫고 처음부터 '리셋'을 해야 한다.


한나라당에 연정을 하자고 눈물겹게 호소할 정도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프로그램은 이미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물론 최초의 '잘못된 출발'은 민주당과의 분당이다.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연정을 하자고 제안한 것에는 지난 2년 반 동안의 정치 프로그램의 오류를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오류의 인정 속에는 민주당과의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 프로그램을 잘못 핸들해서 오류가 발생한 원인을 알면서도 이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생략한채 엉뚱하게 한나라당에 권력을 나눠갖자고 연정을 제안하고 있다.이것은 두 번째 오류 발생에 해당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하면 '리셋'을 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기본이다.그러나 노 대통령은 "다시 시작"하는 리셋을 생략한채 컴퓨터를 발로 차버리려고 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수습할 수 없는 더 큰 오류를 범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연정 제안의 진정성이 무시당하고 국민적 조롱꺼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지지율이 20% 밑으로 향하고 있는것이 이를 증명한다.


해결책은 너무나 간단하다.마우스를 부드럽게 다시 잡고 초기화면으로 돌아가기 위해 '리셋'을하면 된다.


노 대통령의 정치 컴퓨터를 다시 초기화면으로 돌려주는 것이 곧 노 대통령을 초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주변의 온갖 바이러스들이 들끊고 있기 때문에 초기화면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절대로 프로그램이 정상화될 수 없다.


도끼로 컴퓨터 본채를 부서버리는 식의 임기단축이나 중도하차는 재산상의 손실을 초래하는 것이다.국력의 소모라는 것이다.화가 난다고 컴퓨터를 발로 차버리는, 판을 깨버리는 어리석은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 2년 반 동안 노무현 대통령이 사용하는 정치 컴퓨터는 지금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그 상태에서 아무리 훌륭한 새 프로그램을 다운받아보았자 아무런 쓸모가 없다.한나라당에 대한 연정 제안이 그런 것 중의 하나다.


선거구제 개편, 개헌 그것도 마찬가지다.'리셋'을 해야 하는데 이를 생략한채 새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려고 했다는 것이다.방법은 오직 하나 뿐이다.'리셋'을 다시해서 초기화면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정치 프로그램 초기화면에는 민주당과의 아픈 상처가 에러로 남아있다.여기에 분당 바이러스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분당의 상처로 남아있는 바이러스를 제거해야만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된다는 뜻이다.


집권 민주당을 하루아침에 소수야당으로 전락시켜버린 정치 반란, 민주당을 찍으면 한나라당이 된다는 상식을 초월해버린 실언, 그리고 민주당이 호남당이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는 황당한 발언에 대해 사과를 먼저하는 것이 노 대통령의 정치 프로그램을 정상화하는 길이고, 그 시도가 '리셋'을 다시하는 것이다.


최소한 민주당 사람들을 만나 화해를 하는 것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거북스러운 설교듣는 것 보다 훨씬 쉬운 일 아닌가?


노 대통령이 저질러 놓은 분열의 씨앗, 감정의 골을 정리하지 못하면서 누구와 화해 상생하자는 것인가?


한나라당과 화해하기 전에 민주당과 화해하는 연습을 먼저해야 한다.민주당과의 화해를 외면하고 지역구도 개선이니 화해니 상생이니 외치는 것은 일종의 '노무현사기극'이다.


'리셋'을 다시해서 초기화면으로 돌아가는 일은 컴퓨터 초보자들도 할 수 있는 매우 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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