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배기 '한자 천재'…카드놀이 1년만에 7급

by 우현민 posted Sep 1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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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세10개월된 여자 어린이가 한자능력검정시험에서 7급에 당당히 합격했다.

제주시 노형동에 사는 양윤희<사진> 어린이는 지난 7월 30일 (사)한국어문회와 한국한자능력검정회가 실시한 제30회 전국한자능력검정시험 7급에 응시, 출제된 70문제 중 63문제를 맞혀 합격했다는 증서를 지난달 29일 우편으로 받았다.

한국어문회 관계자는 “2001년 10월 11일생(음력)인 윤희 어린이는 올들어 두 차례 시행된 7급 시험 합격자 9만5000여명 중 최연소”라고 말했다.

합격 기준은 70문항 중 49문항 이상. 7급은 한자의 난이도에 따른 검정 1~8등급 중에서 아래에서 두 번째로, 상용한자 150글자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6급 이상부터 검정시험에 쓰기가 있다. 요즘은 7급 응시자는 주로 초등학생들이다. 윤희는 父母(부모), 學校(학교)와 같은 한자어를 능숙하게 읽는다.

150글자만 읽으면 되는 7급 시험에 합격했지만 이미 윤희는 400자 정도의 한자를 읽는다. 신문에 나오는 웬만한 한자는 다 읽을 수 있는 수준. 쓸 수 있는 단어도 수십개에 이른다고 한다.

윤희가 한자를 익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어머니 임정미(31)씨는 무료 한자교육 프로그램에 재미삼아 데리고 가봤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서도 한자교육 프로그램에서 한 번 봤던 한자를 잊지 않은 것을 유심히 본 부모가 유아용 한자 공부 카드를 사주면서 공부를 시작했다. 윤희는 7급 시험 기본한자 150자를 줄줄이 익혀 1년 3개월여 만에 8급을 건너뛰고 바로 7급에 도전해 합격했다.

어머니 임씨는 “아이가 18개월 이후부터 자동차를 한 번 타면 차종을 다 기억하고, 한글은 정식으로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읽고 쓸 정도로 언어적 소질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씨는 “학습지도 안 시키고, 그냥 한자 카드를 갖고 놀게 했을 뿐인데 애를 들들볶아 공부시킨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어 곤혹스럽다”며 “영재교육을 권하는 분들도 있지만 맑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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