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친구 구하고 그렇게 죽다니" 살신성인을 보여준 40대 남자

by 우현민 posted Sep 1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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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안실 일용직 40대 살신성인에 모두 눈물.
"남을 위해서라면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도와주려던 친구였는데, 아들친구를 구하고 그렇게 죽다니..."주말 나들이에 나섰다 바다에 빠진 아들 친구를 구해내고 자신은 숨진 40대 남자가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 주위를 숙연케 했다.

경기도 김포시의 한 종합병원 영안실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던 이우태(40.인천 서구)씨가 11일 오후 3시50분께 바다에 빠진 아들 친구를 구한 뒤 익사한 소식이 알려지자 이씨를 알고 지내던 직원들과 친구들은 하나같이 가슴아파 했다.

이씨는 평소 어려운 살림살이와 바쁜 직장생활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 아들과 주말을 함께 보내는 가정적인 아버지로 알려져 있었다.

특히, 병원에서도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성격에 봉사정신이 투철해 이번 사고 소식은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씨는 사고 당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달려가 아들 민재(14), 윤재(13) 군과 아들 친구 2명을 데리고 주말 나들이에 나섰다.

최근 바닷가에 놀러가기로 아들과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 밤샘 근무를 마치자마자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가까운 바닷가를 찾은 것.

이날 낮 12시 반쯤 인천시 서구 강화군 선원면 화도돈대 인근 갯바위에 도착한 이들은 이곳에서 망둥이낚시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아들 친구 유모(14)군이 바위 위에서 놀다가 미끄러져 바다에 떨어졌다.

이씨는 유군이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고 무작정 바다에 뛰어들어 유군을 물가쪽으로 밀어냈다.

다행히 유군은 이씨의 밀침에 물가쪽으로 다가갔고 주변에 있던 낚시객이 낚싯대를 이용, 유군을 건져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지역은 유속이 빠른 데다 바닷물이 빠지는 시기여서 이씨는 점차 물가에서 멀어져 갔다.

특히, 이 지역은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할 때는 유수 10m여도 금세 빠져나가는 등 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이어서 기력이 다한 이씨는 더 이상 헤엄칠 수도 없었다.

한참 뒤 주변에 있던 낚시객들이 결국 이씨를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호흡곤란 등으로 끝내 숨졌다.

이씨 친구 이경상(40)씨는 "이씨는 병원 영안실에서 시신을 닦는 힘든 일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일했고 남의 일에도 앞장서서 도와주려는 자세로 평편이 좋았다"고 말했다.

해경도 "이씨가 책임의식을 다해 남의 아들을 구하려다 정작 자신은 숨져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하며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씨의 시신은 자신이 근무했던 김포 고려병원 영안실에 안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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