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 차질로 곤경에 빠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비장의 카드를 빼들었다.

현 회장은 12일 김윤규 부회장 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딴죽걸기가 계속될 경우 그동안 진행해 온 대북사업의 포기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현 회장은 이날 현대그룹 홈페이지(www.hyundaigroup.com)에 올린 ‘국민 여러분께 올리는 글’을 통해 “16년간 정주영 회장님과 정몽헌 회장님의 대북사업을 보필했던 사람을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으로 물러나게 했던 것은 대북사업의 미래를 위한 읍참마속의 결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 회장은 “이제 저는 대북사업을 하느냐 하지 말아야 하느냐의 기로에 선 듯하다”면서 “하지만 이것은 정주영 회장님과 정몽헌 회장님의 필생의 사업이었고 국민이 염원하는 통일의 사업이기에 저 혼자 결정할 수만은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 회장은 “현재 비리를 저지른 경영인의 내부 인사조치가 대북사업 수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만에 하나 국민 여러분께서 비리 경영인의 인사조치가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면 이 시점에서 저는 비굴한 이익보다 정직한 양심을 선택하겠다”고 언급,대북사업을 포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대북사업에서 더 이상 북한에 끌려다닐 수 없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현대가 김윤규 부회장을 현대아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도록 하자 금강산 관광객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고 개성과 백두산 관광을 위한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