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골프·성상납

by 이미지 posted Aug 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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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제조업체들에 2백억원을 불법 대출해주면서 그 대가로 라면박스로 뭉칫돈을 받는 등 4억원을 챙기고 성상납과 골프접대까지 받은 산업은행 간부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찰은 산업은행에 유사한 금융비리 사건이 더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10여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산업은행 시화지점 전 부지점장 김모씨(51)와 전 차장 김모씨(39) 등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고, 윤모씨(43) 등 대출담당 직원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불법대출 실사를 게을리한 혐의(직무유기 등)로 산업은행 본점 실사팀 남모씨(53)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안기부 불법 도청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29일 서울 혜화전화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뒤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대출브로커 이모씨(42)와 ㅁ하이테크 대표 조모(40), ㅎ사 대표 이모(50), ㅁ사 대표 최모(47)씨 등 5명을 뇌물공여 및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 부지점장 김씨 등은 2003년 6월24일 ㅁ하이테크 조씨에게 산업자금 25억원을 대출해 주는 대가로 4천만원을 받은 데 이어 같은해 10월 시흥시 ㅅ유흥주점에서 3백만원 상당의 주류와 성상납을 받았다.

또 제주 골프장에서 3백50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는 등 2003년 1월부터 모두 18차례에 걸쳐 2억4천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다.

전 차장 김씨는 2003년 3월11일 25억원의 대출 대가로 ㅎ사 이씨로부터 라면박스에 든 현금 5천만원을 받는 등 3개사로부터 20차례에 걸쳐 1억4천여만원 상당의 돈과 향응을 받았다.

이밖에 산업은행 본점 남씨 등은 대출업체에 대한 현장실사를 게을리하고 업체로부터 1백7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를, 대출브로커 이씨는 ㅁ하이테크 및 ㅎ사와 산업은행 간부들을 연결시켜줘 2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토록 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ㅁ사 최씨는 61억원을 대출받아 공장부지를 사들인 뒤 일부를 미등기 전매해 14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전 부지점장 김씨 등 산업은행 간부들은 대출조건이 미흡한 ㅁ하이테크 등 업체들에 자본금 비율을 높이게 하거나 분식회계를 통해 공장부지를 구입한 뒤 시가보다 높게 책정토록 해 이를 담보로 대출금액을 높이는 수법으로 불법대출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춘섭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이들은 준공무원으로 연리 3~5%의 산업기업자금 대출조건을 사실상 은행 직원이 임의로 판단하는 점을 악용해 금융비리를 저질러 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출은 ‘복수심사제도’ 등 심사를 거쳐 승인됐으며 그 과정에서 위규나 부당 업무처리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문제가 된 직원들은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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