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靑비서관, 朴대표 정면 비판

by 윤정은 posted Aug 0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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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9일 대연정 제안을 거부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양 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당신의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글을 싣고, 박 대표의 연정 거부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비장한 결기가 느껴지지만 뜯어보면 한국정치의 비정상 구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흔적이 없어 허탈하다”며 “박 대표의 반응은 한마디로 ‘5무(책임감·결단·역사의식·성찰·일관성 결여)’”라고 주장했다.

양 비서관은 “첫째, 지역주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책임있는 대안이 없다”며 “대통령 제안의 핵심은 연정이 아니라 지역구도 타파”라고 적었다. 그는 “박 대표가 연정 안 한다고 선언하면 끝날 일이 아니라 다른 구체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지역주의 위에서 탄생하고 유지되는 정당이 무슨 수로 정책정당이 될 수 있단 말인가”라며 “한나라당에게도 비극적인 일이었겠지만 해외골프와 음주폭행 사건을 기억한다. 문제는 그래도 지역구도에서는 당선에 별 지장이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박 대표를 겨냥, “제1야당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대안 제시도 없이 ‘안해’ 하고 돌아서기만 해서야 될 일인가”라며 “공당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 제1야당 대표로서의 책임 있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둘째, 박 대표와 한나라당이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무엇을 내놓겠다는 결단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다”며 “이런 태도는 기득권에 대한 애착과 지역주의에 대한 집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치적 이해타산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큰 지도자가 되려면 기득권에 안주해선 안 된다. 배짱 있는 자기결단과 도전의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충고’를 덧붙였다.

한편 양 비서관은 박 대표가 “역사의식이 없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서 역사적 부채의식을 가질 것도 주문했다. 그는 “유신정권 시절 정권연장과 독재운용의 도구로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지역대립 구도가 악용됐다는 사실에 아픔을 느껴야 한다”면서 “당연히 박 대표 자신이 발 벗고 나서야 할 일인데도 지역기반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은 유신정권의 부채를 자산으로 둔갑시키는 회계부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역주의 정치구도 극복, 선거제도 개정, 그리고 권력 이양. 이런 중차대한 사안을 의원총회나 운영위원회, 당원 대표자대회 등 당의 공식적 의견수렴 과정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닌가”라며 “깊은 성찰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일관성이 없다”며 “대통령의 대연정 주장이 한나라당이 주장해 온 거국내각, 총리권한 실질화 주장과 헌법적으로 얼마나 다르다는 건가? 내가 하면 합헌이고 남이 하면 위헌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끝으로 “박 대표는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지도자”라며 “기득권을 내놓지 않고 반대만 하겠다는 것은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 나라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비전과 철학을 제시하고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거듭 결단을 촉구했다.

386 운동권 출신의 양 비서관은 지난해 7월 신행정수도 건설 반대론과 관련, ‘동아.조선일보는 저주의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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