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치욕 주려나" … DJ, 노 대통령에 화났다

by 윤정은 posted Aug 0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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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 이틀만에 ''당혹''서 ''분노''로  여당 배기선총장 "만나서 오해 풀겠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공보담당인 최경환 비서관은 7일, ‘김대중 정부 시절 4년간 불법 도청을 했다’는 국가정보원 발표를 가리켜 “(대북송금 사건에 이어) 또 다시 국민의 정부, 국정 개혁의 일꾼들에게 치욕과 수모를 주려 하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국정원 발표가 DJ 정부를 겨냥한 정치적으로 의도된 일이라는 취지의 발언이다.



◆ 분개하는 동교동

국정원 발표가 있었던 지난 5일만 해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김 전대통령 주변 반응은, 이틀만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분노로 급변했다.

최 비서관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정부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이 (검찰에) 소환된다고 하는데 이를 보는 김 전 대통령의 심정이 얼마나 참담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최 비서관은 또 “참담하다”, “또다시 치욕을 주려 한다”는 등의 강한 어조로 불만을 표시했다. 최 비서관은 5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선 “믿기 어렵다”, “유감”이라고 했었다.

최 비서관은 현재 DJ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사람이다. 한 측근은 “최 비서관의 말은 DJ의 의중이 그대로 담긴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 “정치적 의도가 있다”

김 전 대통령측은 국정원의 이번 발표가, 노무현 대통령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김성재씨는 이날 “국정원 발표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구심을 떨쳐 버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DJ 정부에서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한 인사는 “YS정권과 미림팀은 사라지고, 졸지에 DJ정부만 죄인이 되고 있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6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런 문제가 터지면 정치적으로 어떻게 이용해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고 방해세력을 어떻게 제거할지 하는 보복 차원이 있으므로 앞으로 어떻게 할지 짐작이 간다”고 말했다.

◆ 盧·DJ 긴장 어디까지 가나

김 전 대통령은 그간 노 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해 왔다. 김 전 대통령의 육성이 바깥으로 나오진 않고 있지만, 주변에선 이번 일을 “제 2의 대북송금 사건”이라고 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한 번의 DJ죽이기 시도’라고 규정했다. DJ 주변에선 당장 집단행동에 나서기보단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또 동교동계 출신인 열린우리당 배기선 사무총장도 “국정원 발표가 신중치 못했다. 김 전대통령 주변 분들을 만나 오해를 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DJ 주변의 격앙된 분위기가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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