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복제 개 스너피 탄생 세계 반응

by 인선호 posted Aug 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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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이병천ㆍ황우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 개 연구성과를 발표하자 각 국의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찬사와 우려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 복제가 훨씬 까다로운 개 복제에 성공했다는데 학문적 의미를 부여하는 견해와 함께 생명공학의 윤리 문제도 다시 대두하고 있다.

◇ 개 복제까지도 성공하다니..찬사: 2002년 세계 최초 고양이 복제에 성공했던 마크 웨서신 미국 텍사스 A&M대학 박사는 개 복제를 몇 년동안 시도한 끝에 포기했다며 “개는 복제 생물학계의 악몽”이라는 말로 개 복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 판이 전했다.

웨서신 박사의 고양이,개 복제 연구를 지원해 온 캘리포니아 소재 생명공학회사 제네틱 세이빙스 앤드 클론의 로우 호손 회장은 개 복제를 위해 7년 동안 1천900만달러 이상을 투입했으나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반 고객의 주문을 받고 5만 달러에 고양이를 복제해 준 바 있는 제네틱 세이빙스 앤드 클론은 “우리의 획기적인 성과를 능가할 연구진이 있다면 황우석 교수팀일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황 교수팀은 연구능력이 뛰어나고 한국에서는 개 대리모와 난자를 구하기가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에서 개 복제를 의뢰받고 거절했었다는 콜로라도 주립대의 조지 사이델 박사는 한국의 성과에 대해 “정말 영웅적인 결과”라고 칭송했다.

abc뉴스 인터넷 판은 미국복제의학협회의 로버트 쉔켄 회장이 “현재 진행되는 연구의 기초적 기술을 이용한 치료법 개발은 매우 전망이 밝다”고 밝혔으나 “이번 논문은 다른 종들처럼 재생산 목적의 개 복제는 불안정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연구 결과의 한계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켰던 영국 에든버러 소재 로슬린 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는 한국의 연구성과를 축하하며 한국연구진이 신선하고 질높은 난자를 실험에 이용할 수 있었던 점이 개 복제 성공에 기여했다고 평했다.

윌머트 박사는 최근 운동뉴런 질병 관련 복제 연구를 위해 체외수정 시술에서 남겨진 인간난자 대신에 자발적 공여자의 난자를 기증받아 실험에 이용할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윌머트 박사는 “점점 여러 종의 동물 복제가 성공하면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포유류 종의 복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일반의 인식이 확인되고 있다”며 개 복제 성공으로 인간 복제 금지 법안 발의가 활발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동물 보호,생명윤리단체, 우려 목소리: 반면 동물보호단체 등에서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영국 ’케널 클럽(개 애호가협회)’의 필 버클리 대변인은 “개 복제는 ’모든 방면에서 개들의 일반적 개선을 도모한다’는 우리의 취지에 배치된다”며 “복제는 개를 개선시키지 못하고 이미 존재하는 개들을 유전적으로 복제하는 일이며 복제된 개들은 노쇠한 유전자 주입이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BBC와 가디언 등이 이날 보도했다.

버클리 대변인은 영국의 크러프트 도그쇼(Cruft’s)가 복제견의 혈통을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복제 개들이 실험용으로 사용된다면 새로운 문제들이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수의사협회의 프레다 스콧-파크 회장 당선자도 “이러한 기술이 질병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동물 복제는 여전히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한 윤리,도덕적 문제를 많이 제기한다”고 말했다.

스콧-파크 회장은 “이 연구결과는 유전자 조작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 보여줬으며 누구도 이러한 엄청난 결과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언론의 집중 조명으로 애완견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개 복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애견 인구의 반응도 우려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 소재 ’동물의 윤리적 처우를 바라는 사람들’의 메리 베스 스위틀랜드 부회장은 “(연구과정의) 잔인성과 사망개체수는 연구 결과로 인한 혜택보다 중요하다”며 연구 과정을 문제삼았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 판이 보도했다.

미국생체해부반대협회의 수석 정책분석가인 크리스털 밀러-스피겔도 “123마리의 개로 1마리를 복제해 내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비난했다.

미국 동물애호협회 웨인 파셀 회장은 “이러한 기술은 복제 애완동물 거래를 추진하고 있는 사업가들에게 이용되면 개 생산 사업이라는 ’멋진 신세계’를 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몰지각한 연구자들이 이번 결과를 인간복제에 이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주립대 수의학과 호르헤스 피에드라이타 교수는 돼지 복제에 관한 자신의 연구에서 복제된 돼지는 사료 선호나 수면습관, 공격성 등에서 원래의 돼지와 다른 특성을 보였다며 죽은 애완동물을 복제로 되살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흥미로운 점은 환경의 영향이 유전적 동일성을 능가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연구진이 혈통의 순수성이 보장돼 유전적 특성을 잘 식별할 수 있다며 택한 아프간하운드를 복제종으로 선정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들도 있었다.

’개의 지능’이라는 베스트셀러의 저자인 심리학자 스탠리 코런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하운드는 아름답지만 특별히 영리한 개는 아니라며 개의 기질과 훈련가능성 수준에서 119개 종 중 최하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복제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복제대상의) 멋진 외양에 더 관심이 있다”며 “개의 외모만을 보고 행동을 고려하지 않고 번식시키면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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