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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도 4일 편지를 썼다. “잠시 휴가를 떠난다”는 문 의장은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께’라며 말머리를 열었다. 편지 내용 역시 비슷했다. 문 의장은 노 대통령이 제안한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연정(聯政)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문 의장은 4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편지에서 “대통령의 연정 제안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지역주의 극복에 그 진정성이 있다”면서 “설사 우리당에 불리한 제도라 하더라도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면 과감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국민이 주셨던 세 가지 명령 중 1인 보스정치 타파와, 돈정치 청산에는 성공했다”면서 “그러나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세 번째 명령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어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어떤 선거구제도도 야당과 논의할 준비가 돼 있고, 설사 우리당에 불리하더라도 과감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끝으로 “지긋지긋한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할 각오를 갖자”면서 “당원들의 진지한 성찰과 과감한 헌신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문희상의원 편지 전문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더운 여름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제가 잠시 휴가를 떠나면서 글월을 띄웁니다.

열린 우리당의 많은 의원과 당직자, 당원들이 민생현장을 살피고 살아 있는 국민들의 소리를 듣고자 땀 흘리고 있는 현장을 방문하면서, 저는 많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겸허하게 국민들에게 다가가려는 정치인들이 있는 당, 열린우리당에 대한 자부심도 느껴집니다.

시원한 음료수를 건네주면서 모처럼 웃음 짓는 국민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우리가 진정성을 갖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 때 국민들의 신뢰가 살아난다는 평범한 상식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한 집권여당, 열린 우리당의 활동은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께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중대제안을 내놓으셨습니다. 저 또한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제 구상을 국민들과 야당에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이런저런 오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제안은 결코 정략적인 계산에 근거한 술수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이 나라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주의의 고리를 끊어보자는 순수한 충정, 그 자체일 다름입니다.

함께 생각해보십시다.

최근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안기부 도청사건을 보십시오. 별의별 희한한 이야기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문제가 정치와 관련된 것입니다.

정치인, 혹은 정치인과 관련된 인사들이 국가정보기관과 결탁해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무차별적으로 도청했다는 것이고, 도청한 내용을 보면 대기업의 임원과 유수 언론사의 고위층이 정치자금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내용 아닙니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낡은 정치가 횡행했으니 얼마나 개탄할 일입니까?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

바로 이런 낡은 정치를 타파하자고 국민들이 노 무현 대통령을 선택했고, 제대로 된 정치개혁을 하자고 열린 우리당을 건설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결코 거리를 가득 메웠던 노란 깃발, 열린우리당을 과반수 정당으로 만들어 주셨던 국민들의 명령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 것은 정치개혁의 명령입니다.

국민들이 주셨던 세 가지 명령 중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해냈습니다.

첫 번째, 우리는 1인 보스정치를 타파했습니다.

그 동안의 정당은 불행하게도 민주적 정당이 아니었습니다. 정치 지도자 1인의 입김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는 구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조차도 다음 선거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보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열린 우리당은 1인 보스정치를 타파하고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을 만들었습니다. 대통령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총재가 아닐뿐더러, 당의장인 저도 공천권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민주정당이기 때문입니다.

정당제도의 개혁,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성과입니다.

두 번째, 우리는 돈정치를 청산했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가 어땠습니까? 정당과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기업과 기업인에게 정치자금을 요구했습니다. 정경유착의 결과는 혹독했습니다. IMF라는 초유의 국가부도사태도 따지고 보면 정경유착이 불러온 비극 아니었습니까?

지난번 17대 총선은 정말 선거사상 유례없는 깨끗한 선거였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돈정치, 돈선거는 자취를 감추게 될 것입니다.

선거문화의 개혁, 참여정부와 열린 우리당이 아니었으면 이루지 못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그러나 아직 우리는 국민들이 주신 세 번째 명령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과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지역주의라는 망령을 만든 것은 정치인과 정당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 또한 정치인들의 숙제입니다. 문제해결의 열쇠는 정치인들이 쥐고 있으면서 국민들에게만 지역감정을 극복하라고 호소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지역주의의 극복을 위해서는 특정정당이 특정지역을 싹쓸이 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지역주의에 근거한 정당이 또다시 지역감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지역적 기반이 있는 정당들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며, 약화시키자는 것도 아닙니다. 서로 취약한 지역에 진출할 기반을 만들어줌으로서, 지역적 색채보다는 정책과 노선으로 경쟁하는 정치문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제안은 연정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선거제도의 개혁을 통한 지역주의의 극복에 그 진정성이 있는 것입니다. 어떤 선거제도로의 전환이냐는 것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습니다.

우리당에서는 중대선거구제도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만, 선거구제도는 여야의 합의 없이 통과된 전례가 없습니다. 지역구도의 극복을 위한 어떤 형태의 선거구제도이든 야당과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설사 열린 우리당에 불리한 제도라 하더라도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면 과감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지역주의 극복은 좋은데 왜 그 결과로 연정을 하느냐는 의견도 들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제안해도 여당이 선거구제도의 변화를 거론하면 야당은 불안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선거구제도의 변화에 불안함을 느낄 야당에게 결코 정치적, 정략적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연정 제안이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연정이 이루어진 사례가 없기 때문에 다소의 후유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십 년간 고착화된 지역주의가 극복될 수 있다면, 연정조차도 새로운 정치실험으로 만들어나갈 만한 가치가 있다고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결국 지역주의 극복이 그러한 문제를 감내하면서 이루어야 할 중요한 국가적 과제냐 아니냐의 판단 차이 아닐까요? 저는 당원 여러분께 호소하고 싶습니다. 정치개혁을 위해서 만들어진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지상명령인 지긋지긋한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할 각오를 갖자고 말입니다.

당원들 중에서는 노선이 다른 정당과 어떻게 연정을 하느냐고 하지만 사실 지금도 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 하나 제대로 처리할 수가 없습니다. 어떤 법안은 법안 자체의 문제보다도 당리당략 때문에 지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생기는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때때로 이것이 우리경제를 발목잡기도 합니다.

지역주의 극복을 통한 정치발전 없이는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선진경제 실현을 이룰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 외교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만 하는 전환기에 놓여 있습니다. 지역주의가 발목을 잡고 있는 동안, 그에 기초한 소모적인 여야대립이 계속되는 동안 우리는 기회를 놓치고 도태될 지도 모릅니다.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국가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때입니다. 열린우리당 당원 여러분들의 진지한 성찰과 과감한 헌신을 부탁 드립니다.

2005. 8. 4

열린우리당 의장 문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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